전남 보성군 벌교읍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나눈다. 그중 식당 등에서 밑반찬으로 많이 나오는 꼬막이 새꼬막이고, 크기가 가장 크며 뚜껑을 열면 피처럼 붉은색의 내장이 들어있는 것이 피꼬막이다. 피꼬막은 회로도 먹는다. 반면 새꼬막보다 골이 깊으며 벌교 부근에서 많이 잡히는 참꼬막은 그 맛이 뛰어나 꼬막 중에 으뜸으로 친다.
꼬막의 구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꼬막의 형태는 둥근 조개 모양을 띄고 있으며 가리비 등에서 볼 수 있는 부채꼴 모양의 굴곡진 방사륵(조개의 껍데기 겉면에 있는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이 있는데, 그 방사륵의 수가 17~18개인 것이 참꼬막, 32개인 것이 새꼬막, 40여개 인 것이 피꼬막이다.
맛이 뛰어난 시기는 늦가을부터 겨울지나 초봄까지이며, 지금은 서해안을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양식을 한다. 하지만 벌교 인근 갯벌에서는 아직도 손으로 직접 채취하는 자연산이 많이 잡히고 있다.
남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거리이다. 적어도 남도에서는 여행을 다니다가 끼니때가 되면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있는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특색 있는 소문난 맛 집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벌교도 그러한 곳 가운데 한 곳이다. 국내 최고 품질의 꼬막 생산지로 유명한 벌교는 꼬막의 고장답게 꼬막과 관련된 요리가 발달하였고, 식당 대부분이 꼬막을 주재료로 하는 식당들이다.
꼬막전문 식당들에서는 꼬막 탕수, 꼬막전, 꼬막 초무침 등 꼬막을 주재료로 한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져 나온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꼬막 요리의 으뜸은 다른 첨가물 가미 없이 살짝 데쳐내어 한 알 한 알 까먹는 꼬막 숙회이다. 까먹는 재미도 있지만 그냥 먹어야 무엇보다 꼬막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벌교읍내에는 이런 꼬막전문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 식당들 가운데 어느 집에 가서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주재료인 꼬막이 같기 때문에 어느 집이나 동일한 맛을 낸다. 물론 꼬막에 부재료를 가미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데친 꼬막 숙회를 먹겠다면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집을 애써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가을이 한창이니 이제 곧 서늘해질 것이다. 그 쯤되면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한 꼬막의 속살은 제대로 차오르겠다. 입안 가득 번지는 꼬막만의 톡특한 육즙 향은 긴 추위와 무미건조한 겨울철 입맛을 깨우는 별미 중에 별미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는 이런 벌교 꼬막을 일러 “간간하고, 졸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하기까지 하다는 꼬막 맛은 어린 시절 6.25 피난 후, 겨울철 벌교에 와서 처음 맛본 그 맛이다”라고 전했다 한다.
남도 여행 중에 순천 근처를 지날 일 있으면 벌교에 들러 꼬막 맛보고 가시라. 맛있다 생각 들면 한 광주리 사가서 좋은 사람들에게 인심 베풀어도 부족함이 없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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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는 전남 보성군에 속한 읍내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여자만이라고도 한다)이 벌교의 앞바다이며, 그곳의 갯벌은 꼬막 서식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다. 그래서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꼬막보다 벌교산 꼬막이 맛이 뛰어나다. 벌교 꼬막은 국내 생산량의 75%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