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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장에서 시계 소리 울린 썰

대학교 입학하기 전 있었던 일

by 이남

나는 수시로 대학교에 입학했다. 3개는 상향 나머지 3개는 안전하게 썼다. 하지만 평상시에 공부를 안 해서 상향은 면접도 가보지 못했다. 1개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사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3개 전부 탈락했다. 나머지 안전하게 원서를 넣은 3곳 중 1개는 면접까지 갔지만 결과는 추합 8번째였다. 찾아보니 작년에는 추합 6번째 갔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 전화기를 붙잡고

"전화가 언제 오지.." 이 맘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떨어졌다. 나머지 2개 중 한 개는 교과로 갔다. 2개 합 9였다.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3학년 때 수능을 준비한 경우라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수학, 영어로 선택했다. 2개 과목 모두 5가 나오거나 운이 좋으면 4가 나온다. 그래서 선택했다. 나머지 과목인 한국사는 고를 수가 없었고 사탐은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 나는 나머지 과목은 포기했고 수능날이 되기까지 수학, 영어만 공부했다. 우리 학교가 학생들이 정시를 준비하는 학교도 아니고 내신 따기 쉬운 학교였다. 물론 나는 공부를 잘 안 해서 내신이 어중간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 정시를 고려하는 학생은 단 1명도 없었다. 나도 정시를 준비하지 않았다. 수능최저를 맞추기 위해 공부할 때가 3학년이라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내 입시 준비가 시작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야자를 다니면서 준비를 했다. 야자를 하면서 단순히 개인적으로 공부할 수도 있었지만, 각 과목 담당 선생님이 계셨다.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저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각 과목별로 과목별로 신청을 받았다. 종합 준비하는 애들을 위해 자소서 컨설팅도 해주고 정말 좋은 점이 많았다. 나보다 최저 커트라인이 높은 애들은 당연히 신청을 했고, 난 국어를 준비할 생각이 없어서 수학, 영어만 신청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9시까지 야자였다. 저녁도 따로 먹었는데 우리 학교는 저녁이 점심보다 맛있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다... 어쨌든 밥을 먹고 남은 시간 9시가 되기 전까지 정해진 요일에 과목을 맡은 선생님들이 문제집을 선정하고 그걸 풀며 모르는 게 있으면 피드백을 받는 형식이었다. 문제집은 수능에서 문제를 많이 출제한다는 A사 문제집을 선생님들이 선정했다. 나는 국어를 안 해서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한지는 모른다. 수학은 문제를 풀고 선생님이 이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알려주셨다. 나는 수학에 약해서 뭔 말인지 몰랐다. 그래서 답지를 보고 왜 이런 답이 나왔을까? 생각을 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런 방식으로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수능날까지 이해 위주로 수학을 공부했다 영어는 해석이 중요해서 단어 뜻이 뭔지 중요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수능에 많이 나오는 단어를 2000개 정도 출력해서 매일 단어 테스트를 했다. 근데 나는 평상시에 공부를 잘 안 하는 학생이어서 재시험을 볼 때가 많았다. 그리고 단어는 왜 이렇게 긴지.. 이런 단어는 나중에 쓰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도 있었다.. 그렇게 외운 단어를 바탕으로 선생님이 문제에 문단을 해석해 줬다.

가끔 선생님이 아무나 지목해서 해석을 시키는데 내가 걸릴 때도 있었다. 나는 영어학원을 초등학교 때부터 반강제적으로 다닌 사람이라 해석은 정말 잘했다. 단어는 이상하게 잘 외워지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을 보면 선생님이 잘한다고 칭찬을 해줬다. 그래서 나는

"이대로만 가면 영어는 올라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수능 당일날이었다. 거기서 선생님들 학교 후배들이 나와서 간식과 응원을 해줬다. 나는 그걸 받고 시험장에 갔다. 하지만 나는 그때 어이없는 걸 경험했는데 그때 내가 기억하기로 8시부터 학교문을 닫는다. 그래서 그 시간 이후에는 수능을 보러 올 수가 없었다. 그 시간이 지나도 수능 신청을 한 인원보다 반 이상이 안 와서 너무 충격적이었다. 내가 시험 볼 때 30명 정도 신청을 했고 6명 정도 왔었다. 거기서 감독관님이

"국어 신청 안 한 사람?"이라고 말을 했다. 나는 국어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딘가로 끌려갔는데 나처럼 국어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랑 같이 감독관 통제하에 다른 교실로 갔다. 그곳은 수능 시험장으로 쓰지 않는 교실이었다. 거기서 나는 내가 신청한 과목들 공부를 했다. 평상시에도 공부를 안 했지만, 안전하게 넣은 곳이 떨어지면 자존심 상할 것 같아서였다. 국어 시험 시간이 다 끝나고 수학, 영어를 보는 애들이랑 같이 원래 시험 보는 곳으로 내려갔다.

수학을 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수학을 진짜 못해서 맞힐 수 있는 것 위주로 점수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물론 나도 그렇고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21,29,30은 포기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아무 정답이나 찍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다 틀렸지만.. 그렇게 수학이 끝났고 점심시간이었다. 갑자기 뭔가 울렸다. 시계 알람소리였다. 그래서 감독관이 통제를 했다.

"아무도 나가지 마세요!!!"말라고 말이다. 그러다가 내 가방을 뒤졌는데.. 내 가방이 열기 힘든 구조였다. 그래서 감독관님들이 내 가방에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걸 힘들어했다. 그래서 나는

"이거 이렇게 열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내 가방을 열 수 있게 도와줬다. 왜 그랬냐면 수학 시간 끝나는 시간이 12시 10분이었다. 13:00까지 중식이었는데.. 1분이라도 너무 늦게 끝나면 점심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다른 가방에 비해 내 가방을 오래 열었는데 감독관님이 이게 뭐지?라는 궁금한 표정으로 내 가방을 뒤졌다. 근데 그것은 그냥 내가 평상시에 소화가 잘 안 돼서 엄마가 넣어준 소화제였다. 그래서 물건을 확인하고 내 가방은 넘어갔다. 근데 방금 점심시간이라 하지 않았나? 그래서 점심시간에 우리 반으로 친구들이랑 점심을 먹으려고 밖에서 다들 기다렸고 무슨 일이지?라는 표정을 다들 지었다. 그때 감독관님들도 정말 많았다. 한 7명인가? 정말 많았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어서 감독관님이 웃으며

"그냥 잘못 들은 것 같아요" "아 그런가요? "라고 말한 후 "다들 얼른 식사하세요" 라며 웃었다. 나는 A편의점 도시락과 음료수로 밥을 먹고 영어를 볼 시간이었다. 여기서도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는데... 20번에서 25번 문제가 연속으로 똑같은 번호였다. 아마 4번인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걸 마킹할 때

"잘못 마킹했나?" "풀이가 잘못된 건가?" 이 생각을 했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 정답을 바꿨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가채점을 해보니 숫자 연속이 정답이었다.. 저게 맞았으면 두 개 합 9로 합격할 수 있었다.. 평상시에 공부를 안 한 것도 있었지만 어이없는 실수를 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래서 결국 나는 그 실수 때문에 안전하게 생각한 곳도 최저를 못 맞췄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었지만 남은 한 개는 면접도 없었고 다행히 최초 합했다. 그렇지만 결국 6개 중 1개 빼고 다 탈락했다. 그렇게 내 대학 입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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