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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형 Jul 13. 2021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의 필요성

베이컨의 '신기관'을 읽고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극복하고 광복을 맞이하였고, 6.25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아픔 또한 극복하고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전쟁의 폐허 상태에서 아무 힘도 없던 대한민국이 이토록 급속도로 발전한 것을 보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는 민주화 운동을 거쳐 더 민주적인 사회로 변모하였고, 지금은 세계적인 위상을 갖춘 나라로 자기매김 하였다. 특히나 최근에 대한민국이 G7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드러내었고, 코로나19의 대유행 상황에서도 발 빠른 행정시스템과 수준 높은 정보기술력으로 안정적으로 유행을 통제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K-방역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모습이 전 세계인의 머릿속에 더욱 깊이 각인될 수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BTS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 또한 강력한 힘을 갖추며 성장하고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민총소득이 전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며 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직 부실한 점이 많다. 고질적인 여야 갈등으로 인한 지나친 정치적 대립을 시작으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문제, 청년 실업 및 갈등, 젠더 갈등, 수직적 서열화 문화, 지나치게 보수적인 제도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있다. 특히 MZ세대를 기점으로 공정과 정의, 평등에 대한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내부적인 문제로 인하여 대한민국은 외연 확장에 있어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대한민국에 만연해있는 여러 문제들의 원인을 베이컨의 ‘신기관’을 통해 알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인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자신의 저서 ‘신기관’을 통해 4가지 우상에 대해 소개한다. 그는 인간의 지성이 진리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수단을 우상이라고 소개하며 우리가 우상을 배척하고 귀납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4가지 우상은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이다. 

종족의 우상은 종족으로써 가진 본질적 폐단, 즉 인간의 관점에서만 바라봄으로 인하여 생기는 문제를 의미하며 동굴의 우상은 개인이 가진 선입견, 시장의 우상은 잘못된 표현이나 언어에 현혹됨으로 인하여 생기는 폐단, 마지막으로 극장의 우상은 학문의 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폐단, 즉 전통과 권위에 의해 생기는 폐단을 지칭한다. 


그가 제시한 4가지 우상은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각자 개인의 관점에서만 문제를 인식하고, 자기중심적인 해석을 하며 다양한 시각의 의견을 포용하지 못함으로써 여러 문제가 시작되는데, 이는 우리가 아직도 종족의 우상과 동굴의 우상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직적 위계질서로 인한 경직된 사회 분위기나 특정 시각의 주장만을 맹신하며 확증 편향에 빠지고, 그 결과로 여러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모습은 시장의 우상과 극장의 우상으로 설명 가능하다. 이와 같이 우리는 아직도 베이컨이 언급한 4가지 우상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우상들과 완전히 결별하고, 서로의 시각을 존중하며 포용하며 또렷한 자기 주관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시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새로운 도약, 퀀텀 점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사고방식, 기존의 틀을 깨는 생각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이 사회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야 한다. 기존에 이어져오던 관행과 분위기를 답습하면 오히려 기존의 우상을 공고히 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생각과 도전이 요구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회는 상하관계, 수직적인 질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구조가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강화시키고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에 기반을 둔 변화가 필요하다.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타인의 의견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포용하고 함께 이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열린 채널이 항상 필요하다. 

과거에는 서로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그 결과 특정한 권위를 가진 사람들만이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얘기하였다. 그러나 지금 기하급수적인 IT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비대면으로도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토의하고, 이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고, 온라인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이러한 일들이 더욱 이질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사회 제도가 기술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소통과 토의에 대한 새로운 문화 정착이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교육 제도의 경우는 더욱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주입식으로 모두를 교실에 모아놓고 단순히 ‘지식’만을 주로 가르치면서 경쟁적인 교육을 실시해왔다. 이러한 교실의 모습은 100년의 교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 단순한 지식의 학습으로는 기존의 사상과 이념을 변화시키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없고, 인공지능에 대해 절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핀란드의 교육처럼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시하고, 나 자신을 상대로 경쟁하며, 다른 친구들과의 차이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좁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안정된 상황을 선호하고, 관성의 법칙에 의해 이러한 안정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엄청난 과학기술의 폭풍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ICT 기술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기존의 부정적인 우상을 유지하고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 것은 우리를 뒤처지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몰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안이한 모습과는 결별하고, 보다 틀을 깨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통해 기존의 오래된 관습과 제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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