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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형 Aug 08. 2021

열심히 산다는 것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을 보며, 메달과 상관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도, 그렇지 못한 선수도 모두 4~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피가 나는 노력을 통해 자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1,2,3위를 결정해야 하기에 여러 기준 가운데 가장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결과’를 중심으로 선수들을 평가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못하거나, 당일의 컨디션 난조로 자신의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등 수많은 ‘우연’들로 인해 선수들의 노력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비단 올림픽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들이 찰나의 결과에 의해 평가받으며, 결과에 따라 성공의 유무, 성공의 정도가 달라진다. 이처럼 냉정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노력한다. 결과만을 바라보고 타인과 경쟁하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실패자로 낙인찍히거나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겪으면서 우리는 더욱더 결과에 집착하게 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그 노력에 따른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의 노력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길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실패한 결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진정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무의미한 것일까?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그동안의 과정이 헛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평소에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를 떠올려보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학 공부를 하는 이유가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맞기 위해서일까?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대한민국 여자배구 선수들이 엄청난 투혼을 발휘해 경기를 하는 것이 금메달을 거머쥐기 위해서일까?

우리가 좋은 학교에 다니기 위해, 그리고 좋은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애쓰는 것이 그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일까?


만약 ‘좋은 결과’를 성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메달을 따지 못한 대한민국 선수들의 노력은 다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져야 한다. 결과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메달’이라는 결과를 일궈내지 못한 선수들은 그저 실패자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수들의 성적과 순위보다 경기에서 보여주는 열정과 투지, 노력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스포츠의 궁극적인 목적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그 과정에서의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도 그 과정에서 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즉, 우리가 하는 행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결과를 향한 과정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 속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면, 결과 그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성공적인 결과의 연속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과정의 반복으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꿈과 삶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잃지 않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해’라고 말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맞이한 자신을 위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은 결과가 절실한 순간도 많기에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오히려 별로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은 타인에 비해서도 더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였을 때의 상실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선을 다한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이 결과 그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보다 훨씬 더 많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그 누구보다도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If you can meet Triumph and Disaster
And treat those two impostors just the same …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
And - which is more - you’ll be a Man, my son!

- If (Rudyard Kipling) -


우리의 감정을 속이는 사기꾼과 같은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담은 시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찰나의 순간에 좌지우지되는 삶보다는, 나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배움을 얻고 성장해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C) 2021.08. 조준형 씀.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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