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운명처럼 만난 까치의 모습
드디어 제대로 된 봄이 찾아왔다.
아침의 강렬한 햇살과 정체 모를 따스함이 봄이 돌아왔다고 소리치는 듯하다.
아침 일찍 걸은 한강 길.
우연히 까치들이 나무에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나무 밑에 무수히 많은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까치가 나뭇가지를 물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떨어뜨린 나뭇가지였다.
입에는 나뭇가지를 물고, 나무 사이사이로 점프하듯 아슬아슬하게 날아올라 힘겹게 집을 짓는 까치의 모습.
바닥으로 떨어뜨린 나뭇가지가 쌓아 올린 나뭇가지보다 많음에도 주저앉지 않고 봄의 따스한 햇살을 기분 좋게 여기며 제 할 일을 하는 모습.
제 집을 여러 개 만들고도 남을 충분한 나뭇가지를 떨어뜨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어디선가 또 다른 나뭇가지를 꺾어서 하나 둘 쌓아 올리는 모습.
어느 봄날 상쾌한 아침에 운명처럼 만난 까치는,
우리가 어떻게 봄을 맞이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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