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미덕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길에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냈음에도 신체 접촉을 이유로 성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다.
"구조하지 말고 신고만 하라"는 냉소가 퍼지는 사회에서 인간의 도리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뉴스에서 접한, 한 여가수의 강도 사건은 더욱 충격적이다.
밤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강도를 여성 둘이서 제압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구속된 강도가 오히려 그 여가수를 폭행죄로 고소했다는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자신을 해치려던 범죄자를 막아선 정당한 방어조차 법의 잣대 앞에서 고소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씁쓸하다. 1964년, 성폭행 위기에 처한 열여덟 살 여성이 가해자의 혀를 물어뜯어 저항했다. 그러나 법원은 오히려 그녀에게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자신의 몸을 지키려 한 행동이 범죄가 된 것이다. 그로부터 61년이 흐른 2025년, 부산지방법원은 뒤늦게 그 행동을 정당방위로 인정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정당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던 셈이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의와 용기를 꺾인 채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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