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후기를 빙자한 팀원 자랑
나의 2023년을 가득 채워준 프로젝트이자 계속 함께하고 싶은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해 준 [2023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 우수상 수상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애정을 듬뿍 가지고 진행하였던 공모전인 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텍스트 폭탄 주의..*
2023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이란 한국관광공사X카카오가 주관하여 진행된 관광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및 융복합(매쉬업) 서비스 개발 공모전이다.
보통 공모전의 경우 짧게는 3주 길게는 한 달 정도가 대부분인데, 본 공모전의 경우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아주 긴 공모전이었다. 한국관광공사의 특징인가도 싶은 게, 내가 출전했었던 다른 한국관광공사의 공모전도 1차, 2차를 걸쳐 3차 발표까지 약 3개월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항공/관광 산업에 관심이 있기도 하고 공모전에 출전하고 싶은 생각이 크던 시기였기에 이 공모전에 꼭 나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나는 기획자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팀원 모집이 필요하였는데, 그때 한창 자주 만나고 있던(지금도 자주 만나긴 한다) 백엔드 개발자 언니를 만나선 은근슬쩍 꼬시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백엔드 개발자 언니도 공모전에 관심을 가져주어서 흔쾌히 수락을 하였고, 그때부터 우리만의 리그가 시작되었다.
이제까지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로 기획자 1-2명/디자인1명/프론트2명/백엔드2명 정도가 모여 프로젝트를 하였었기 때문에 기획자1명, 백엔드1명은 있으니 다른 기획자 1명과 디자이너 1명을 먼저 섭외해보자라는 생각을 하였다.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한 팀원들이기에, 섭외하게 된 비하인드 썰을 살짝 풀어보고자 한다.
들어가기 전에, 백엔드 언니와 나의 유일한 바람이 있었다면 성비가 어느 정도 비슷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여러 활동들을 하고 겪어본 결과 성비도 어느 정도 맞아야 더 재밌고 잘 굴러간다는 것을 알았기에.. 너무 한쪽으로 몰리지 않길 바라며 각자 섭외하고 싶은 혹은 섭외 가능할 것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1. 기획자
언니가 진행했던 해커톤에서 함께 한 기획자 언니가 냈던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 아이디어가 여기에 잘 맞을 것 같다며 설명을 들었고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어서 언니는 바로 카톡으로 섭외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기획자 언니가 흔쾌히 수락해 주어 그때부터 우리는 팀원 모집이 어떻게 이렇게 수월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날뛰기 시작하였다.
2. 디자이너
나는 그 시기에 IT개발동아리 큐시즘의 부학회장으로 있었는데, 큐시즘에는 디자이너가 총 10명 내외정도가 된다. 서류 평가와 면접 평가를 위해 여러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눈에 띄었던, 그리고 실제 큐시즘 활동을 하면서도 디자인을 굉장히 잘한다고 느껴졌던 학회원분이 있었다. 한 번도 말을 섞어 본 적도 없고 성격도 전혀 모르는 아는 거라곤 학회원분의 얼굴과 디자인뿐이었는데 디자이너로 누구를 섭외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바로 떠올랐던 분이 바로 이분이었다. 모르는 사이에 연락하는 게 너무 두려웠지만.. 그래도 꼭 함께하고 싶은 팀원들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연락을 하였고, 열심히 설명하고 디자이너 오빠는 열심히 고민한 뒤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3. 백엔드
2명의 팀원이 모이자 우리는 더욱더 신나기 시작하였다. 프론트 같은 경우에는 서비스의 주제가 정해지면 웹/앱을 먼저 정하고 나서 팀원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에 백엔드 한 명만 더 구하자고 정하였었다. 이 시기에 나는 큐시즘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드프로젝트도 하나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드프로젝트로 날 데리고 왔던 오빠가 칭찬을 참 많이 하던 실력 좋은 백엔드 오빠가 있었고 그 오빠와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하고 있던 찰나에 공모전을 설명하며 물어봤었고 다행히도 한 번에 수락해 주었다!
일반적인 공모전과 다르게 기간이 길다 보니 과연 흔쾌히 허락해 주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는 걱정이 크게 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초기 멤버들을 모으는 데에 너무나 수월하게 진행되었었다. 얼떨떨할 정도로 빠르게 모집이 되었어서, 내가 정말 팀원들을 모은 게 맞나..? 이러다 불발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여전히 그 팀원 그대로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렇게 모였던 초창기 멤버 5명이 모여 아이디어를 빌딩하고 앱 중에서도 안드로이드로 개발하자라는 것까지 결정하게 되었다. 특히나 안드로이드의 경우 주변에 아는 지인이 없었기에 백엔드 오빠가 본인의 지인들 중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번 물어보겠다고 하곤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파하였다.
4. 안드로이드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아마 다 같이 모였던 다음날? 바로 안드로이드 개발자 2명을 모두 구했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너무 빨랐어서 역시나 믿기지 않았었지만.. 정말 또 갓갓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섭외하셨죠?
이렇게 정말 빠른 시간 내에 모든 팀원들이 모이게 되었다.
나는 내가 PM으로서, 팀장으로서 활동하는 프로젝트만큼은 일하는 것만큼 친목도 활발히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공모전의 팀원들도 완전체로 빠르게 만나고 싶었지만, 1차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았었고 학교 시험기간도 겹쳤었기에 '1차 합/불 발표 다음날에 결과가 어떻든 만나자!'라고 결정하게 되었다.
뒤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1차에서는 아이디어와 사업소개서로만 평가를 하는데, 이미 개발자들까지 다 모집을 해둔 상황이다 보니 1차부터 떨어질까 봐 걱정이 참 많이 되었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합격할 수 있었고, 기쁜 마음과 함께 모든 팀원들이 처음으로 모이게 되었다.
그러곤 죽었다.
..
분명 처음엔 다 같이 카페에서 만나 회의를 진행하다가 친해질 겸 술을 먹으러 갔었는데, 겹지인도 많은 만큼 이야기도 너무 잘 통하고 팀원들의 성격이 다 너무 좋았어서 너무 재밌었던 나머지 신나게 달려버렸다. 첫날부터 달려서인지 우리는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고, 공모전을 진행하는 내내 정말 재미있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ㅎㅎ
이렇게 너무 잘 맞고 재미있는 팀원들과 함께 친목을 다지며 본격적으로 공모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팀원들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만 마무리하고, 아래에서는 본격적인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1차에서는 선정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업소개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었기에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역량이 주를 이루었다. 내가 주도하여 공모전을 개최하였고, 이미 모든 개발자를 섭외를 하고 시작하였던 만큼 결코 1차에서 탈락하고 싶지 않아 사업소개서의 논리를 최대한 탄탄히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떨어졌으면 자존심에 굉장히 큰 스크래치가 나지 않았을까 싶다..)
사업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모든 팀원들이 모여서 최종적으로 선정한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스쿠버다이빙과 관련된 정보를 한 곳에 모은 서비스, DIB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주최한 공모전인 만큼(TourAPI 사용이 필수이기도 하였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주변 관광을 함께 도울 수 있는 서비스로 주제를 선정하였다.
본 아이디어의 경우 함께한 기획자 언니가 참여했었던 해커톤에서 생각해 냈던 아이디어였는데, 본 공모전과의 핏이 잘 맞을 것 같아 그 아이디어에서 조금 더 디벨롭하여 지금의 DIB가 탄생한 것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흔히 타겟층으로 선정하였던 MZ세대, 2030 세대가 아닌 타겟층이 뚜렷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었는데, 우리가 선정한 주제는 스쿠버다이버라는 구체적인 타켓층이 존재하고 우리가 선정한 주제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료들이 충분히 존재하였기 때문에 내용을 작성하는 데에 큰 무리 없이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공모전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어떠한 전략을 세울 때 시장 조사, 유저 리서치가 가장 중요한 걸 알면서도 공모전 기간에 쫓기어 결국 끼워 맞추기 식으로 리서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까지 내가 해온 프로젝트들의 대부분이 그러했었는데, 그렇게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애정도나 흥미도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엔 제시하는 전략에 구멍이 생기고 이는 프로젝트 결과물의 부족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리가 탄탄한 이번 주제 선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간단하게 메인으로 가져갈 기능만 선정하여 UI까지 제작해 둔 상태로 사업소개서를 작성하였고, 그렇게 완성된 사업소개서를 제출을 하고 5월 31일 결과 발표날까지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
발표 당일이 되어 기대반 걱정반으로 계속 찾아보며 기다렸는데, 오후가 되자 결과가 나왔다.
정말 '이건 못 떨어 뜨리겠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열심히 작성하였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았다.
팀원 완전체로 처음 모이는 걸 일부러 발표일 다음날로 잡아뒀었는데 만약 떨어졌다면.. 정말 정말 슬펐겠지만 합격한 채로 만났었기 때문에! 정말 기분 최고조인 상태로 만나선 다들 정말 죽을 때까지 마셨고,,
죽었었다22..
좋은 팀원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는 장점이 정말 많다. 팀원들이 좋기 때문에 애정과 열정을 잔뜩 가지고 시작하는데 중간에 나태해질 수 있음에도 그 애정과 열정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이유가 팀원들에게서 계속 나오니 끊임없이 자극받으며, 팀원들을 위해서 뭐라도 좀 더 하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첫 술자리를 가진 후, 본격적으로 기획단계부터 스프린트를 정리해 가기 시작하였다. 개발 기간은 6월부터 10월까지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기에 앱 배포까지 생각하여 언제까지 개발을 마무리하면 좋을지 전반적인 큰 틀을 계획해 나갔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 노션 캘린더를 통해 최대한 일정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우리는 학기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주 1회 비대면/대면 회의를 번갈아가며 회의하였으며, 주로 노션과 슬랙을 통해 꾸준하게 소통을 해갔다.
잡담은 카톡으로, 일 얘기는 슬랙으로를 명확히 하면서 원활하게 소통을 이어나갔던 것 같다. 그렇게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며 기획팀이었던 나는 요구사항명세서와 와이어프레임을 디자이너, 개발자에게 전달하였고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허접하기 그지없던 와이어프레임이 금손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멋진 UI가 탄생하게 되고,
이리저리 구멍 많던 요구사항명세서가 백엔드 개발자들의 깊은 고민과 능력 덕에 큰 무리 없이 원하는 기능들을 완성해갈 수 있었고, 디자이너가 전달한 디자인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 하는 능력을 가진(?) 프론트 덕분에 정말 완성도 높은 앱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10월 초 마지막 앱 배포를 앞두고 있을 때는, 파티룸을 잡아 함께 밤을 새우며 마무리 작업을 해나갔다. 나중에는 집중력이 거의 떨어져서 수다 80, 작업 20을 했던 것 같긴 하지만 다 함께 모여서 작업을 하는 경험도 정말 좋았다.
그렇게 완성된 우리의 서비스가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되었다.
AOS 배포 링크: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oceans7.dib&hl=en-KR
우리의 서비스가 궁금한 사람들은 위의 링크를 통해 앱을 직접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웹으로 서비스를 제작한 경험은 다수 있지만, 앱으로 배포하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서 너무 신기했다. 난 모든 기기들이 iOS라 이 앱을 다운받지 못한다는 게 너무너무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어디 박제해 둘 방법 없나... (너무 좋은뎅..)
2차 제출에 필요한 기능설명서를 기획팀에서 작성하여 앱 배포 링크와 함께 제출을 완료하였고, 또 열심히 2차 발표까지 기다렸다.
결과는 우수상이었다. 약 80팀 중 16팀이 받는 우수상을 받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서비스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많이 컸었기에 3차에 무조건 가리라는 기대를 많이 했어서인지 조금 아쉽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의 실력 부족으로 3차에 합격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차에 붙었던 서비스들을 살펴보니 거의 다 스타트업이나 창업팀이었기 때문에, 그 팀들을 위주로 뽑았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생팀과 실제 기업을 같은 선상에 둔다는 것이 조금은 억울하기도 하였지만 내가 선택해서 참여하였던 공모전인 만큼 이만한 결과에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열심히 했고, 아쉽더라도 열심히 한 만큼의 결과를 얻었으니 만족한다. 무엇보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얻었기에 슬프기만 하진 않았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본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이 굉장히 많다.
나는 아직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역량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실제로 주변에 서비스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하는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특히 기능명세서를 작성할 때 좀 더 깊이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좀 아쉽기도 하였다. 지금 회고하며 생각해 보면 너무 단편적인,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능들에 대해서만 작성하였던 것 같다. 역시나 UX적인 고려가 필수인 서비스 기획자라면 서비스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깊게 파고 파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서비스 기획자보다는 마케팅 직무가 좀 더 잘 맞고 마케터로서의 직무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물론 가능한 다양하게 지원을 해볼 것 같긴 하지만) 그럼 서비스 기획자로 프로젝트에 왜 계속 참여하느냐는 질문을 들은 적이 종종 있다.
나는 이 질문에 큰 고민 없이 바로 답이 나왔는데, 바로 다른 파트의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는 과정이 재밌어서이다. 내가 이제껏 참여해왔던 마케팅 프로젝트들은 정말 마케터들 간의 협업뿐이었다. 다른 파트의 사람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협업 과정이 굉장히 재밌다고 느껴졌고, 가능만 하다면 꼭 서비스 기획자가 되지 않더라도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에 계속 도전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나는 마케팅 중에서도 콘텐츠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데, 사실 본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콘텐츠 마케팅을 해보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었다. 하지만 심도 깊은 유저리서치가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파게 되었다.
사실 SNS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꼭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필요에 의해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 계정만의 색깔을 가지고 여러 콘텐츠를 올리고 실제 다이버들에게 응답을 받는 걸 이 공모전에서 잠깐이나마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웠다.
콘텐츠 마케터는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숫자를 다룰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을 하던 편이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최근에 깨닫곤 이런 통계를 분석하는 것에 도전하고 익숙해져 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번에 여러 조사를 하면서 다이빙 쪽이 커뮤니티가 굉장히 폐쇄적인 편이라고 느꼈었는데 그럼에도 많은 다이버들이 우리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고 심층 인터뷰에 참여해 주고, 설문조사에도 참여해 주어서 직접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만약 대상을 받았다면 신나서는 진짜 앱 홍보를 몇 달간은 해봤을지도 모르겠다ㅎ
이제껏 팀의 리더는 많이 해봤다. 리더라는 자리에 큰 부담을 가지지도 않는 편이고 오히려 즐기기는 편이었는데 이번 공모전에서는 리더로서 참 잘 해내고 싶었다. 능력자들만 모았다는 생각에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여러 번 언급했듯 팀 자체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나의 나태함이나 역량 부족으로 팀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팀노션을 열심히 관리하고, 일정도 꾸준히 정리하며 나의 문제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걸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특히 난 나의 개인적인 일정은 일정 정리를 잘하는 편이 아닌데 팀플에 있어서 만큼은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리미리 계획해서 일정에 맞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하였다.
물론! 기간이 길었던 만큼! 중간에 너무 많은 일들이 몰아치거나 하면 나태해지던 순간도 있다. 뒷심도 살짝 부족한 편이라 뒤에 가서 나태해진 순간도 분명 있었는데.. 그때마다 꾸준히 부지런한 금손 디자이너님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기획이 되었어야 했기 때문에 나중엔 미루는 게 너무 미안해져서 호다닥 하게 되는 등 많은 좋은 영향을 받았다.
공모전 후기 쓰기를 미루는 둥 여전히 게으른 면이 많은 사람이지만, 부지런한 디자이너님을 보며 정말 반성도 많이 하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꾸준함 스터디 좀 열어주세요.. 제발..)
끝까지 팀원들이 프로젝트에 애정을 가질 수 있게, 꾸준히 동기부여 하고 나 또한 노력하는 것이 PM의 역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우린 정말 다양한 것들을 함께 했다. 사실 팀의 친목이라는 것도 누구 한 명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인데 조심스레 친목을 제안하면 모두가 진심으로 함께해 주었다.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기도 하고, 중간중간 술도 열심히 마시며(?) 파티룸에서 밤샘 열일을 하기도 하고, 방탈출도 함께 하며 겨울에는 또 뭘 하고 놀지 함께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기도 하였다.(스키장 진짜 존버 중.)
아무리 내가 친목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공모전에서 만난 사람들이 이 정도로 함께 해주고 이렇게까지 잘 맞을 줄은 정말 몰랐다.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친목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던 것도 분명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을 정도로 일이면 일, 친목이면 친목 모든 게 잘 맞고 잘하는 능력자들이었다.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무언가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서프라이즈 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괜히 별 감흥 없어 할 수도 있으니 요즘은 절제하던 편이었는데 그래도 이 팀만큼은 꼭 해주고 싶었어서 이것저것 서프라이즈로 가져갔던 것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다들 반응도 정말 잘해줘서 괜히 뿌듯하고 민망하기도 했었다.
자꾸 칭찬해 주면 더 난리 칩니다(?).. 조심하셔요들.. ㅎㅁㅎㅎ
큐시즘의 OB초청 강연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팀빌딩을 할 때 타협하지 말라고. 무조건 함께하고 싶은 사람, 1순위로 생각했던 사람과 함께 하라고. 이번 공모전을 통해 그 말이 정말 와닿았다. 정말 1순위로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모두 함께 해주었고, 그 결과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최고의 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공모전 수상 경력을 갖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만나고 싶은 정말 좋은 사람들을 얻는 것으로 막을 내리는 것 같다.
아무튼 팀 자랑으로 시작해서 팀 자랑으로 끝나는 2023 관광데이터활용 공모전의 우수상 후기는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마음이 정말 잘 맞는 팀과의 프로젝트를 꼭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팀이 좋으면 자연스레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엄청나게 생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