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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Oct 29. 2021

남포동에 위치한 용두산 공원에서의 가을

부산여행 2편


부산으로 여행 오면 어디를 정하느냐에 따라 장소도 달라진다.


해운대로 가면 송정과 기장 그리고 광안리를 주로 다닐 것이고


영도 쪽으로 정하면 아무리도 자갈치, 남포동, 송도, 송도 케이블카, 광복동, 부평 시장, 보수동 등 다양하게 여행지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이 든다.



나야 부산 사람이고 어디를 어떻게 가더라도 선택이 손쉬울 것이다. 운전을 못하다 보니 그 지역만 둘러본다. 다음날은 또 다른 여행지를 선택해서 다니는데 뭐... 운전을 한다면 해운대에서 영도로 온다고 해도 시간상 오래 걸리지 않아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영도에서 부산항 대교를 지나면 해운대는 금방 갈 수 있으니 뚜벅이가 아니면 부산을 2박 3일 정도로 다 둘러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가을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집에 있기에 너무 아까웠다.



일 년 가까이 집에 있다 보니 아이도 집에서 놀기란 힘든가 보다.


매일 반복적인 일상이 지겨운 아이를 위해 일단 킥보드를 어깨에 짊어지고 공원을 찾았다.



친정엄마 가게도 가깝고 만만하다 보니 자주 찾게 되는 용두산 공원이다.


남포동에서 놀다 영도 앞바다가 보고 싶으면 자주 용두산 공원을 찾는다.



집에서도 가깝고..


버스는 두 번 갈아타지만, 먼 거리가 아니라서 자주 오곤 하는데 아파트 근처에서는 킥보드 타기가 위험하다.


넓은 공원에 오면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용두산공원을 찾았다. 곳곳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벤치에 앉아 있다.



바둑을 두거나 이바구를 하는 어르신들이 아이가 지나갈 때마다


'아이고 이쁘네'


'똘똘하네. 말을 어찌 그리도 잘하냐' 등


여러 가지 칭찬을 듣는다.



아이는 무척 부담스러워한다.



아이에게 억지로 감사 인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자신이 싫어서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엄마인 내가 먼저 배꼽인사를 하면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등 인사를 한다.



부산에는 어린아이보다 어르신들이 참 많다.


우리 아이 또래는 모두 원에 있거나 학원에 다닌다. 그러나 우리 아이는 엄마와 24시간 지내니 아이들이 없는 시간대에 여가생활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럴까? 어르신들이 우리 아이에게 집중하면서 질문을 한다. 아이는 이런 것이 부담스러워 피한다.


그걸 잘 알기에 엄마인 내가 먼저 감사 인사를 한다.



억지로는 뭐든 NO


마음이 생기면 하라고 열심히 말하는 중이다.



















집에만 있다 보면 정말 지겹기도 하고 유튜브 영상만 지겹도록 돌려 보는 아이에게 짜증을 낼 거 같아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온 곳이 용두산 공원이다.



코로나 전에는 공연도 하고 체험도 하며 시끌벅적한 용두산 공원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조용하다.


관광객도 없다.



언젠가는 시끌벅적한 거리가 될 거라고 믿고 사람들이 없으면 우리 아이게는 더 좋다



신나게 킥보드를 타며 가을바람을 가른다.



















사람이 없다 보니 사진 찍어도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다.


오래된 나무 밑에서 해를 피해 오후 햇살을 바라보고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도 사람이 없다.



이날은 오후 4시쯤이었는데도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아이가 찍어 준 사진이다.


힘들어 햇빛이 없는 곳에서 아이를 보고 있었다.



프리 한 엄마와 할머니를 보며 자신이 찍어주겠다고 폰을 달라고 했다.


요로코롬 이쁘게 찍어준 내 사랑.

















새로 산 킥보드를 열심히 타는 아이.


재밌다고 신나게 달리다가도 걷겠다며 킥보드를 나에게 준다.



뭐든 원하는 거 하고 싶은 것만 하라고 외친다.


그토록 못 해본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하라고 일러준다.
























오후 햇살이 참 근사하다.


여름에는 나오지도 못하고 에어컨 바람이 있는 곳만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아니다.


햇살이 뜨겁더라도 에어컨을 찾지 않은 지금은 참 좋다.



저 멀리 보이는 롯데백화점 광복점도 보인다.



남포동도 광복동도 코로나로 인해 폐점한 가게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다.


2019년 외국 관광객이 많아 여기가 부산인지 외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붐비던 곳이 1년 반 만에 많이 변했다.



사람도 변했지만 도시도 변했다.



그러나 자연은 변하지 않고 늘 주던 대로 선물을 준다. 그래서 더 값어치가 있고 더 많이 느껴보려고 하는 거 같다.



















궤양성 대장염 재발 후 부종 줄이는 한약을 먹다 중단했다.


퉁퉁 붓는 팔다리이지만 이렇게 걷고 무엇이든 집을 수 있어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시기가 있는 법이다.


제아무리 갈망하고 소망하더라도 되지 않는 걸 보면.....




부종을 줄이기 위해 한약을 선택하고 일주일 먹다 중단된 지금.


이 시기는 대장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



부산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제는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겠지!


그렇게 되면 부산 곳곳을 다니면서 소개하면 어떨까라는...



여행을 다니다 보면 아이도 여유가 생겨 엄마를 믿고 유치원을 다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용두산 공원은 10월 초에 다녀왔고 포스팅은 10월 29일 쓴다.


글을 쓰는 지금 아이를 위해 미술 학원을 알아보던 중 아이의 얼굴을 봤다.



설레면서도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아이의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


엄마와 떨어져 처음 해보는 놀이.


아마 아이의 큰 경험이 될 거 같다.



내년에 유치원을 받아들이는 그날까지 엄마의 고군분투를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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