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빈 작가 Nov 12. 2021

미니멀이 아니라 정리 라이프를 시작하다

싱글맘 이야기


11월이 오기 전 다짐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옷방이자 다양한 방으로 사용하는 작은방을 정리하고 버리고 치우는 일을 더는 미루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그래야 내 생각도 내 행동도 내 마음도 가뿐할 거 같아서다. 여름과 9월은 조금 힘겨운 달이었다.


생각한 대로 행동이 따라 주지 않았고 따라 주지 않으니 용을 쓰고 애를 썼다. 



그러다 보니 해야 할 것들도 놓치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만 늘어났다.



나는 더위에 무지 약하다. 무더위가 오는 계절은 나 스스로가 몸의 반응을 인지해서 잠시 내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내려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모조리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마음 한구석에는 노력해야 하는 것과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라고 요동을 치고


또 다른 마음 한구석에는 무한대로 늘어져라고 아우성을 쳤다.



선과 악이 맞물러 으르렁 되던 여름이었다. 결국, 내 결정은 모든 걸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것만 하다 보니 내가 쓰던 책상도, 책장도, 옷방도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아이는 더럽다고 옷방을 들어갈 때마다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해대고 나는 나대로 '해야지 해야지' 하다 미루는 습성이 한여름 동안 슬며시 스며들고 있었다.



올해 안에 퇴고도 마무리 짓어야 하고 내가 하고픈 일들을 하나씩 계획을 잡아야 하는데 참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 속상하다 몸이 아프기까지 했다.



복통이 이어졌고 설사가 시작되면서 혈변을 보는즉, 재발하기 직전의 모습이 되고 있었다.



아프면 안 된다. 어린아이가 나만 보고 의지하는데 아프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반항을 했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었고 싫은 일은 어거지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하고 싶은 것만 했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서서히 하면서 내 안의 불안의 근원을 찾았다.



그때 내 안의 불안의 근원은 '남들은 성장하고 한발 한발 앞으로 걸어가는데 나는 하다 말고 도중에 포기하는 내가 싫다'라는 불안과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라는 무한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걸 무시하기 위해 소설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평온함을 찾으려고 했던 어거지 삶을 살고 있었다. 소설을 읽을 당시는 무한한 설렘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었다.



눈앞에 펼쳐진 집안 일과 원고 수정이 나를 괴롭히는 하루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일상이 되었고 몸은 몸대로 아팠다. 거기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부정 기운을 끌어당겨 소름 돋치는 일이 내 앞에 닥치고 말았다.



이걸 피해야 할까?


정면으로 부딪혀야 할까? 고민하다 양 갈래 길에서 신중하게 고민에 빠졌다.



특징은 다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자문을 구했고 결국 결론은 하나이기에 나를 더는 괴롭히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겁먹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자고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수없이 되뇌었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대장 내시경을 했고 조직 검사라는 체크 박스에 체크가 되고서야 내 안의 불안이 내 몸을 힘들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불안은 현재 위치에서 안주하려는 마음이 불안하게 했다. 남과 비교하며 불안해했고 그 불안을 책으로 승화하려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미루는 것은 내 성향과 맞지 않아 생각한 시점에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그러지 못했다.



미루고 또 미루고,


싫은 일은 더 미루고,


불안한 마음을 억눌리고,


아니라고 지금은 불안한 것이 아니라 그저 쉼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정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정신을 차리고 10월은 준비단계로 계획을 세웠다.



머리로 계획을 세우고 10월 30일부터 집안 곳곳 버리고 치우고 정리하기로 했다.


하루만 하면 정리가 끝날 줄 알았는데 삼 일이 걸리고 말았다.



10월 30일은 복도에 나와 있는 수납장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태풍으로 수납장이 쓰러질 거 같아 가로로 눕혔고 태풍이 지나가고 며칠이 지나도 정리하지 못했다. 아니 정말 귀찮았다.



복도에 있는 엄마가 보이지 않자 불안해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아이 마음 준비를 해야 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아이를 안심시켰다.



눕혀 있던 서랍장을 세우려던 10월 30일.


불안해하는 아이를 불러 복도에서 킥보드를 타고 수납장에 있는 물품들을 꺼냈다. 그래야만 내 힘으로 서랍장을 세울 수 있었다.



그렇게 모두 꺼내고 아이에게 일감을 주고 끙끙 거리며 가로로 눕혀 있던 수납장을 세로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 서랍장을 열어 필요 없는 물건들을 꺼내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내 안에 불필요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을 버리듯 물건들도 그렇게 쓰레기봉투에 버려졌다.



20리터 쓰레기봉투 두 봉지가 나오고서야 수납장 정리가 끝냈다. 수납장에는 각종 바구니와 아이 인형이 있었다. 천안 살 때 넓은 집에서 부산의 좁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다 버리지 못하고 이사를 온 탓에 결국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에 수납장을 내놓았다.



이제는 컸다고 타지 않는 유모차도 사진을 찍어 중고 앱에 올려야 하는데 이것 또한 큰마음먹어야 가능한 일이라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걸어 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한 아이를 위해 7살까지 탈 수 있는 유모차를 구입했었는데 5살까지 타고 더는 유모차를 찾지 않았다. 사실 천안에서 일 보러 다니면서 유모차 없이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힘들었다. 몇 개월 잘 썼던 유모차가 아파트의 복도에 있다 보니 비와 먼지가 까맣게 앉은 걸 보고 쓰라렸다. 



지난해 가을, 아픈 상처가 보였기 때문이다. 더 춥기 전에 필요한 분들에게 저렴하게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는 지난해 가을의 일을 상기시키고 싶지 않다.



미련도 후회도 아픔도 상처도 더는 바라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성장하자고 나와 내가 약속을 했다.


창고를 정리하고 나니 저녁이 되었다. 배가 고픈 아이를 위해 저녁상을 준비했고 몸이 아픈 상태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간 골로 갈 거 같아 하루에 한 가지만 했다.



스스로 약속을 했다. 아프면 안 되니까. 내가 나의 보호자이자 어린아이의 보호자이기에 내가 아프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타격이 크다.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하자고 성질 급한 나를 달래고 또 달랬다.



그렇게 저녁엔 밥을 먹고 아이와 쉬었다.



11월 1일.



정말 보기 싫은 옷방을 훑어보면서 어떻게 치워야 할지 머릿속으로 그렸다. 그리고 먼저 해야 할 일부터 순서를 정했다. 



책 욕심이 많아 책을 많이 구입하니 책장은 책이 쌓이다 못해 넘치고 있었다.



일단, 책장부터 정리하고 내용 좋은 책은 중고에 내다 팔았다. 그리고 찢어지고 엉망인 책은 아까워도 버려야 했다.


한번 읽은 책은 두 번 다시 펼치지 않은 나를 위해서 버리고 또 버려야 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물러주고 싶은 책과 다음에 다시 읽어야 할 책을 구분했다.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하기에 부동산 책은 모두 모아 두고 자기 계발서 중 가장 마음에 든 책을 모아두니 책장 세 칸을 차지했다.




중고 사이트에 올려야 할 책이 책장 한 칸을 차지했다. 그렇게 먼지를 들이마시면서 정리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가 한 소리를 했다.



"언제 다 정리할 거야! 어휴 더러워!"



아이 한마디가 머리를 띵하게 했다. 살림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아무리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고 이 방에서 옷도 갈아입고 필요한 물건도 찾아야 하는데 방에 널브러지게 어지럽히면 안 될 거 같았다.



책장을 정리하고 나니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 더는 이어가지 못했다.



두어 시간으로 정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을 거 같아 대충 정리하고 비워냈더니 공간이 생겼다. 


그렇게 옷방 정리 첫날은 책을 정리하고 여름옷만 접이식 옷걸이에 정리만 했다.



밤 12시가 되어서야 대충 마무리하고 온몸에 묻은 먼지를 씻어냈다.




책방 정리


옷방 정리




정리하면서 중고사이트에 올려 둔 책이 팔리기 시작했다. 단 돈 삼천 원이라고 하니 곧바로 연락이 왔다.



중고 사이트에 책을 올리면 정말 판매가 안된다. 그만큼 책 읽는 사람이 없다는 방증이겠지! 너무 속상했다.


그나마 판매되는 책은 자기 계발서였다.



한 달 동안 판매되지 않으면 알라딘 중고로 판매하던지 버러 야만 했다. 그래야 비워지니까. 책과 메모지가 어찌나 많던지...



치워도 치워도 비워지지 않던 책은 정말 책을 많이 싸서 모았구나! 깨닫게 되었다. 당분간은 책 구입은 그만하고 부지런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정리 첫날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날은 옷 정리에 들어갔다. 옷 정리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행거가 7칸이었는데 이사하면서 다 설치를 못하고 한 칸을 빼고 만 것이다. 그러니 옷 공간이 줄어들었고 줄어든 만큼 옷을 버려야 했다.



여기저기 중고로 판매해야 할 옷과 주렁주렁 매달린 옷을 보며 접이식 옷걸이를 구입했다. 근데..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옷걸이가 두껍고 옷을 접다 보니 부피를 차지했다.



여기서 생각을 잘못했다는 걸 직접 경험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배가 아픈 이유로 배를 압박하는 옷은 가급적 피한다. 배를 압박하면 배가 아프고 가스가 많이 차서 힘겹다. 그래서 원피스를 선호하는 편인데 저렴하게 구입한 원피스들이 차고 넘쳐버렸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을 지내다 보니 옷이 참 많다. 사계절 못지않게 구입한 옷도 많아서 정말 놀라고 말았다.


아이 옷부터 정리하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접이식 옷걸이로 옷을 걸어두니 아래쪽이 비어 있다는 거. 


그래서 봉을 이용해 한 칸을 더 마련하니 가을 겨울옷은 위, 봄여름 옷은 아래에 배치가 되었다.



내가 입는 잠옷도 옷이라고 공간을 차지해서 잠옷은 서랍 속으로 넣고 서랍 속에 있던 홈웨어는 바구니에 담았다.


잠옷을 행거에서 치우니 공간이 제법 나왔다. 





내 옷 정리하기 전 모습이다.



게걸스럽게 걸려 있는 옷. 여기저기 통일성이 없는 옷들을 모두 바닥으로 내려서 접이식 옷걸이 걸었다. 하다 보니 두께감이 있는 옷은 공간을 제법 차지했다. 공간을 차지하더라도 원피스는 접이식 옷걸이에 걸어야만 혼선을 내지 않고 통일성 있게 정리가 될 거 같았다.



꾸역꾸역 두꺼운 원피를 접이식 옷걸이에 걸었다. 아이 옷 걸어둔 행거처럼 행거에 두 칸을 만들고 접이식 옷걸이에 옷을 걸었다. 가을 겨울 원피스는 위, 봄여름 원피스는 아래를 통일성 있게 했다. 아래 행거는 힘이 없어 얇은 옷을 걸었다.




원피스를 정리하니 확실히 아래쪽에 공간이 생겼다. 넘쳐나는 옷걸이를 박스에 넣어 아래에 놓아두니 훨씬 깔끔했다. 아이 원피스 두 칸, 내 원피스 두 칸으로 정리하고 나니 겨울 외투와 간절기 긴 외투를 왼편에 정리가 되었다.



옷 먼지가 어찌나 많던지 아이도 재치기를 하고 나도 재치기를 했다. 그동안 공기청정기를 틀지 않았는데 이럴 때 유용하게 쓰게 된다.



공기청정기를 켜고 나니 방안 공기가 깨끗해졌는지 아이도 나도 더는 재치기를 하지 않았다.



옷이 많아도 너무 많아 중고사이트에 내놓을 옷이 상당했다. 이렇게 올려도 언제 판매될지 미지수다. 만약 판매가 안되면 옷 수거하시는 분을 불러 옷 수거해달라고 요청할 참이다. 



확실히 설레지 않고 눈길조차 주지 않은 옷은 남이 보더라도 똑같은 거 같다. 중고 사이트에 올려도 판매가 안된다. 



아이 옷은 작아서 내놓지만 어른 옷은 설레지 않아 내놓는 게 더 많았다. 조금 애정 있고 아깝다고 느끼는 옷은 금세 판매가 되는데 애정 없는 옷은 몇 년이 지나도 판매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한 가지 방법은 헌 옷 수거나 단지 내에 있는 헌 옷 수거함에 넣어야 한다.



아깝지만 어쩌겠는가? 집은 좁고 짐은 많다면 그 방법밖에는 없으니까.



깨끗하고 공간이 있는 집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비우는 행위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원피스 정리 전



티셔츠 정리 전





뒤죽박죽인 공간을 정리할 차례. 


아이 옷과 나의 티셔츠 및 블라우스 정리할 차례다.



얇은 티셔츠는 접이식 옷걸이에..


겨울 티셔츠는 뒤쪽을 빼고 나니 확실히 아래 공간이 남았다. 이 공간에는 바구니를 이용해 홈웨어를 보관했다. 화장실 청소나 대청소를 위해서는 허들인 옷을 입고 락스를 뿌려 청소해야 제맛이기에 홈웨어는 버릴 수가 없다.



원피스를 입고 청소할 수 없는 노릇이라..



들쭉날쭉한 제각각의 티셔츠 길이로 접이식 옷걸이로 통일감을 주었다.




티셔츠 정리 후











정리하고 또 해도 이 정도밖에 나오지 않은 통일감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튿날은 밤에 끝내고 반 코트와 아이 외투를 다음 날로 기약했다.



바구니이며 서랍 정리, 티셔츠까지 정리하니 몸에 에너지는 사라지고 말았다.


아무것도 못하고 겨우 저녁을 차려서 먹고는 누워버렸다. 



정리에 불을 태웠다.




셋째 날, 반코트와 아이 외투를 정리 끝으로 중고 사이트에 판매할 옷을 박스에 정리하고 나니 새삼 실감이 났다.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일들이 비로소 정리가 되면서 제자리를 찾았다고...



통일감을 주는 생각,


안정감을 주는 느낌.


비울 수 있는 비움을 정리를 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무수한 어려운 일은 늘 그렇듯, 찾아올 때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다 되돌아갈 때는 순식간에 사그려 들었다.



완벽한 정리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내가 나에게 칭찬하고 토닥토닥했다.




가을 노을



이 집으로 이사를 오고 여름의 노을을 원 없이 봤다.


붉은 노을, 핑크빛 노을 등 다양한 노을로 정열적이며 몽환적인 느낌을 선물로 주었다면



가을 노을은 편안하고 평온한 안식처처럼 포근한 노을로 선물을 주었다.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고 아이는 늦은 낮잠을 자고 나는 노을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다.



아직 한 가지 어지럽힌 생각과 정리가 남았다.



바로 책상이다.



한 여름 동안 방치한 책상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났다. 옷방이 정리되어야 책상도 정리되었기에 책상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마음과 생각이 어지러울 때 내 책상은 몇 배로 지저분했다.



아이가 잠든 그 시간에 쉬지 않고 책상을 정리했다. 해야만 완결체가 되니까.


책, 볼펜, 메모지, 노트가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진 책상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쉬어졌다. 물걸레를 챙겨 먼지가 쌓인 모니터부터 닦았다.


그리고 필요 없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소중한 것들은 작은 서랍장에 보관을 했고 꾸준히 읽는 책은 책꽂이에,



어쩌다 보는 책은 책장에 올려두며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 정리를 했다.


먼지가 상당했던 곳,


사람 손이 타지 않았던 곳을 청소하니 백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



이렇게 쌓아두고 모아두는 습성은 사십 년이 넘어도 어쩔 수 없는 나만의 습성 이리라.


그 습성을 지켜보며 한숨도 쉬고 이러지 말자고 다짐도 했다.



책상 정리 전


책상 정리 후



정리하고 버리고 비우는 작업을 하다 보니 예전의 책상으로 돌아왔다. 닦고 또 닦았다.


이제야 내 안의 검은 먼지가 한 톨도 남지 않고 쓸려 갔다.



내가 좋아하던 캔들과 초도 보였고 캔들 향도 맡을 수 있었다. 노트북으로 작업하다 컴퓨터에서 작업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안정적이었다.



덥지도 않은 아침저녁 시간을 이용해 마음껏 내 생각을 펼쳐본다.



곧 겨울이 다가오겠지만 그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마무리 짓을 일을 마무리 짓고 내 능력으로 안된다면 다른 힘을 빌리면 된다고 나를 다독인다. 내 몸을 힘들게 하면서 억지로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내가 보호자고


내 아이의 보호자이기에 내 몸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즐기고 여행을 다니면서 아프지 않을 만큼 하며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살아가 보련다.



오늘도 난 안정감을 주는 책상에서 그동안 글을 쓰지 못한 이유를 대어 본다. 



비움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행위다.



그래서 꼭 한번 해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비우면 채워지듯 물건도 설레지 않으면 비워야 한다.


설레지 않은 생각을 버리듯 물건도 버리고 나면 큰 설렘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채우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달고나 만들기 성공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