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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Nov 26. 2021

아이의 첫 경험. 영화를 보다

싱글맘의 이야기


집에서 심심해하고 가정 보육을 하는 여섯 살 아이를 위해 짬짬이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들을 찾아 하나씩 하고 있다.



아이는 조금 더 다양한 것들을 찾아 호기심이 생기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부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리라고 계획을 세웠다. 옥토넛 영화를 보게 된 건 11월 4일이다.



그전에는 부산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나들이를 했다. 근데 너무 다니니 체력이 고갈되어 다음 일을 못하고 늘어져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날은 너무너무 좋아 집에 있기에 아까울 정도였다.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독하게 덥지 않은 딱 돌아다니기에 적합한 날이라 엉덩이가 들썩였다.



아이가 태어나고 영화나 뮤지컬 관람을 하지 않아 이참에 아이가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나 검색하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은 옥토넛이 상영하고 있었다.



이때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 회복하는 날이라 영화 반값 할인을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문화누리 카드가 있어 굳이 반값 할인을 받지 않아도 무료로 관람이 가능했다.



문화누리 카드는 차차 포스팅하겠지만 이건 한정적인 사람에게 주는 혜택이다. 1년에 10만 원 충전된 카드를 발급받으면 그걸로 문화를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나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혜택을 누리려고 노력 중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오전 타임 영화를 보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이도 설레어 일찍 깨어 설레는 마음으로 롯데백화점에 도착했다. 넉넉한 시간 덕분에 영화관에서 먹을 수 없는 팝콘을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팝콘과 음료를 먹었다.



아이는 영화관에서 처음 맛 본 팝콘이라 맛이 있었는지 허겁지겁 먹었다.









롯데 백화점 광복점 롯데 시네마



큰 팝콘은 다 먹을 수 없을 거 같아 가장 작은 사이즈인 팝콘과 콜라, 그리고 아이가 마실 음료까지 주문했다.


그렇게 영화관을 구경하며 새로 바뀐 시스템에 약간 놀랐다.



나도 영화를 본 지가 6년이 지났고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매표소가 사라지고 무인 매표소와 팝콘을 판매하는 직원이 매표소 업무까지 했다. 혼자 어리둥절하며 팝콘 판매원에게 물어보니 자신들이 매표소 업무까지 한다는 말에 정말 놀랐다.



그렇게 이런저런 바뀐 환경에 적응할 때쯤 영화 상영 시간이 다가왔고 코로나 프리 패스는 우리가 관람하는 영화관에 적용되지 않았다.





롯데 백화점 광복점 롯데 시네마




평일이고 오전 시간이라 사람이 정말 없었다. 한적하다 못해 텅텅 비어있는 영화관은 예전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평일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많았던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텅텅 비어 있었기에....



아이는 계속 '와! 와!' 하며 감탄사를 연달아 쏟아냈다.



우리가 볼 육지 수호 대작전 옥토넛을 보기 위해서는 아래층에 위치한 2관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아이는 매번 백화점을 오면서 물건 사는 곳, 키즈카페가 있는 곳으로 알다 영화까지 볼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했다.



"엄마! 백화점은 왜 이렇게 많아!??"


"뭐가 많아?"


"아니 영화도 볼 수 있고 조금만 가면 키즈카페도 있고 밥도 먹고 그러잖아"


"어.. 그렇지.. 백화점은 엄청 넓어! 넓은 이유가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물건도 사고 키즈카페도 있는 거야"


"아.. 그렇구나"



대화를 하며 2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롯데 백화점 광복점 롯데 시네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으나 나는 아이의 보호자여서 내가 원하는 영화가 아닌 아이가 원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양보했다.



오랜만에 온 영화관에서 착각을 하고 영화 상영 중인 1관을 들어가 '우르르 쾅' 하는 소리에 아이는 기겁을 했다.


들어왔던 곳으로 나가려고 하니 문은 왜 이렇게 안 열리는지..



급기야 불안하니 아이는 울려고 했다. 당황한 나머지 나는 울려고 하는 아이에게 조용하게 말을 했다.



"여기서 울면 저기 앉아서 영화 보는 사람들이 놀라서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할지도 몰라. 그러니 엄마를 믿고 기다려줘. 걱정 마.. 문은 열릴 거야!"



2관을 가야 하는데 1관으로 들어갔으니 엄마인 나도 대략 난감하며 들어왔던 문이 열려고 하니 열리지 않아 황당했다. 손에 들고 있던 음료와 보조 방석을 바닥에 내려놓고 온 힘을 다해 영화관 문 잡이를 힘껏 당겼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아이의 눈가는 빨갛게 물들인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엄마를 믿으면 무조건 해결된다고 말하니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는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롯데 백화점 광복점 롯데 시네마






영화관에 들어오고서야 해맑게 웃는 아이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금 전에 일어난 일들을 상기하면 수다를 떨었다.



아이는 혼자서 하는 말이 종알종알 잠잘 때까지 말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친정엄마는 말을 했다.



"너는 누굴 닮아서 말을 많이 하냐"..........



나는 어릴 적 말이 없었다며 종알 종알 입 아플 때까지 말하는 아이를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친정엄마였다.



놀랐던 마음을 스스로 가라앉히며 스스로에게 위로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엄마가 실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영화를 하기 전에 광고가 많이 나오니 언제 영화를 하냐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옥토넛 목소리가 들렸고 그렇게 한 시간 가량 영화를 보고 나오니 아이가 다음에도 또 보여달라고 말을 했다.



엄마 욕심은 뮤지컬을 보여주고 싶은데 남구에 위치한 무대가 멀고도 먼 거리라 망설여진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그날까지 뚜벅이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가능한 다 하려고 한다.



영화는 성공적이었으나 아이가 원하는 성향의 영화가 아니라 중간에 지겨워 좌석에서 일어났다가 앉았다가를 반복을 했다.



아이가 볼 수 있는 영화가 종종 상영했으면 좋겠다.



일상 회복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안타깝지만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규칙을 지키며 일상 회복이 잘 유지되기를 바라며..



여섯 살 아이의 첫 영화 관람 이야기는 여기까지..



엄마는 아이와 같은 시선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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