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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Nov 23. 2021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앗아간다

투병인의 이야기

지난주에 갑작스러운 몸에 변화가 왔다.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그날? 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여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그날은 이번 달은 수상했다. 두 번을 하고 말았다.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 통증이 지독하게 찾아왔다. 자는데도 허리가 빠질 거 같았고 앉아 있거나 서서 일을 하면 허리는 미친 듯이 아팠다.


그러다 지난주 주말에 아이와 경주에 위치한 경주월드에 간 날 붉은색을 보고서야 의아해했다. 끝난 지 일주일 만에 혈이 보였기 때문이다.


건강보조식품으로 배란일이 되면 약간의 붉은기가 보여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묻어 나오는 붉은 기는 생리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덩어리가 보였다.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설마 설마를 부르다 5일 정도 이어지는 혈을 보고 한 달에 두 번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달에 두 번은 20대 초반 한 두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하는 일이었고 제법 규칙적인 몸이었다.



무릎 상처


또 다른 부작용을 생각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한 달에 한 번 하는 것도 힘들어했던 몸이 한 달에 두 번 하고 나니 몸이 축이 나고 말았다.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가만히 있어도 어질어질했고 조금만 집안을 움직여도 현기증이 나서 누워 있어야 했다. 차멀미가 없다가 이번 일 계기로 멀미가 다시 생기고 말았다.


그렇게 몸은 점점 힘들어하고 나도 힘들어했다. 결국, 모든 걸 중단하고 쉬어야만 했다. 그래야 미래가 있고 미래로 걸어갈 수 있기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한 달에 두 번하게 된 생리와 발목에 힘이 빠져 넘어지고 말았다. 자꾸만 10년 트라우마가 다가오는 것만 같아 두려웠고 무서웠다.


몸의 이상 반응을 남일처럼 치부하지 않고 (예전 나라면 아픈 몸을 모르는 척했다) 몸의 반응을 지켜봤다. 혼자서 전전긍긍 뛰어다니는 나를 위로하고 토닥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 달을 지켜보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기로 했다. 아직도 어지럽고 두통이 자주 생겨 버겁다. 밤을 사랑하던 나는 더는 밤을 사랑하지 못한다. 밤보다 내 몸을 더 사랑해야 하고 더 건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밤을 사랑할 수 있고 밤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잃는다면 규칙적인 생활도 무용지물이 된다. 잔병치레를 하는 요즘, 우선순위가 건강이라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내 몸이 알아서 반응하고 있다.


길을 걷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상처를 입게 된 지금은 현기증과 함께 동반한 두통의 원인이라면 생리불순이고 더 명확한 건 건강을 잃어서 생긴 약 부작용이었다.


약 부작용은 다양하지만 나에게 생긴 부작용은 손과 발목에 힘이 빠졌고 10년 전에 없던 부작용이 바로 생리불순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양하게 몸에서 이상 반응이 보인다. 그 반응만 알아차린다면 앞으로 더는 건강을 잃지 않고 조심하게 된다.


더는 건강을 잃어서는 안 되어서 글을 잠시 중단했다. 아프지 않아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을까?


최악의 지금 이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맞이하려면 건강을 더 신경 써야 할 때이다. 이제는 아파서는 안된다. 아픈 건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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