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인생 겨울 편 12월 호 산타를 믿지 않게 된 아이의 크리스마스이브
상상 속 산타할아버지는 끝이 났다. 아이의 무한한 상상 속에 존재하던 산타할아버지는 쉬지 않고 이어진 아이의 질문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친구가 그러는데, 산타할아버지는 없고 엄마나 아빠가 산타래. 크리스마스 날 선물은 산타 할아버지가 주는 게 아니라는데 정말이야. “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는 여전히 순수했고, 투명한 물처럼 맑은 얼굴이었다. 다만 세상을 알아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저 어른의 바람일 뿐이다.
집요한 질문을 끝내 이기지 못했다. 정작 가지고 싶은 선물조차 없던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는 믿음을 붙들어주고 싶어, 무엇을 받고 싶은지 묻는 어른의 행동에 오히려 아이에게 확신을 주고 말았다. 딸은 그 순간,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화자 역시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 되어서야 산타할아버지가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물은 부모가 주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았던 날이 아직도 또렷했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던 산타할아버지 덕분에, 삶의 여러 순간을 견디며 살아올 수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사라졌어도, 그 존재는 오래도록 힘이 되어주었다.
그래서일까.
동심을 깨트린 어른을 바라보며 아이의 얼굴에는 ‘역시’라는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은 말해본다. 일곱 살까지는 산타할아버지가 직접 놓고 간 선물이라고.
언젠가는 알게 될 사건이지만, 아이의 마음속에 조금 더 오래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어른들이 각자 자산의 12월 25일을 기억하듯, 이 세상 아이들 역시 환상이 아니라. 실존했던 존재로 산타할아버지를 기억해 주기를 바랐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눈 대신 비가 내리던 밤. 끝내 오래 지켜주지 못한 동심이 유난히 안타까운, 그런 크리스마스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