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한 단상

COVID19와의 시간은 이번 겨울에도 계속된다.


1, 2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교차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았다.

종류가 다른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이 일었지만 직업상 접종을 피할 수는 없었다.


걷어올린 팔 위로

주삿바늘의 꽤나 묵직한 통증과 함께

화이자 백신이 몸속으로 흘러들어 왔다.

뭔가 모를 불쾌함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도 팔의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이 불편함을 안고 남은 시간 일에 몰입해야 했다.

다른 동료들과 마주치면 어김없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백신 맞은 덴 괜찮아요?…]하며.


집으로 돌아와서도 몸의 상태를 살핀다.

아직까진 괜찮다.

이전에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받았을 때도

난 아무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을 거란 얕은 희망이 있었다.


시계의 굵은 바늘이 10시를 가리킬 때쯤

그 얕은 희망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누군가 내 몸 여기저기를 강타하는 느낌이 들었다.

뼈마디가 쑤시기 시작했고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화장실이라도 가겠다고 애써 일어서면

온몸에 쏟아지는 통증에 신음소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아침에 칫솔질을 하다가 실수로

잇몸에 상처가 났는데

그 자리도 통증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화이자 백신이 온몸 구석구석을 다니며

불을 놓고 있나 보다 했다.

그 불에 화들짝 놀란 몸의 세포들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대는 걸 보니 말이다.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아프다. 정말 아픈데...]

[고통이란 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나도 모르게 온몸으로 전해오는 고통을

순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더 기이한 일은 웃고 있었다.

내가 웃고 있었다.


그리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대로 죽으면 어쩌지.]

.

.

.

[뭐, 그럼 그런 거지.]


몸을 강타하는 고통 속에서 죽음을 떠올렸고

죽음을 떠올린 순간에 죽음을 내려놨다.

그리곤 또 피식 웃었다.


너무 피학적인가?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아픈데 약도 먹지 않고

오롯이 그 고통을 겪어냈다.

그러면서도 웃을 수 있었다니.


밤새 화이자 백신이 놓은 불에

온몸 구석구석이 활활 타올랐고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그 불은

사그라들었다.


그 후로도 속이 메슥거려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지만

백신은 어느새 내 일부가 되어 버린 듯

잠잠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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