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

누가 나 좀 말려줘요.

by 밤하늘에 펄


그동안 수없이 봐왔던 회사 채용 면접과는 달랐다.

긴장감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더불어 약간의 설렘이 함께 있었다.

'봉이야! 씩씩하게 잘하고 와'

남자 친구의 차를 타기 전 올려다본 아파트 베란다. 역시나 자그맣게 엄마가 보였다.


가는 내내 그들은 손을 잡고 있었다.

서로 특별한 말을 딱히 주고받지 않았지만 그 역시도 조금은 떨려하는 것 같았다.

그가 처음으로 부모님께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말한 뒤 일사천리로 진행된 만남이었다.

30분 남짓 달려서 도착한 낯선 아파트 단지.

봉이는 엄마가 챙겨준 제주산 레드키위, 천혜향 그리고 꽃바구니를 소중히 챙겨 그의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와 눈을 맞췄다. 자동으로 웃음이 나왔다.

"띵동!"

"띠리릭, 딱"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어머나! 어서 와요!"

현관 앞에서 처음 대면한 밝은 색 원피스 속 그의 어머니는 작고 예쁘셨다.

연이어 인사드린 아버지는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 넘긴 체격 좋은 어른이셨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낯설고 어색하지만 대화는 적절한 미소와 함께 흘러갔다.

'엇,, 오빠가 얘기해줬던 것보다 훨씬 괜찮으신데?'

인사를 가기 며칠 전 그는 집 앞 벤치에서 넌지시 말했었다.

부모님이 좀 특이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걱정 말라고 자기가 무조건 지켜주겠노라고..

여러 질문 가운데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하셨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가 몇 개인가?"

'??'

황급히 머릿속으로 지갑을 떠올려봤다. 하나 있다. 체크카드..

봉이는 그해 초 미국에서 돌아왔고 이직을 한지는 두 달이 조금 안되었다.

기존에 쓰던 카드들은 이미 한차례 정리했었고 필요한 것은 차차 발급받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예상 목록에 없던 질문이라 당황스러웠다.

"체크카드 하나… 있습니다.”

많아야 좋은 건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정말 모르겠다.

“음.. 그래야지”

흡족하다는 표현 같아 보여 옳은 답을 드린 건가 싶었다.




그날은 사랑하는 그의 부모님 마음에 무조건 들고 싶었던 날이었다.

처음 뵙는,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그분들께 그 짧은 시간 동안 몇 마디 대화와 행동으로 나를 어필하고 싶은 조급함이 있었다.

하나뿐인 아들이 선택해 만난 여자 역시 그녀 부모님의 귀한 자랑이니 크게 염려 마시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 면밀히 살펴봐야 했었다.

그분들도 진짜 내 마음에 드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