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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준 Aug 22. 2023

녹내장, 조용한 시력 도둑?

조용한 시력 도둑?

녹내장에게는 무서운 별명이 하나 있다. 바로 조용한 시력 도둑이다.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몰래 시력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서서히 질환이 생길 때 우리가 인지할만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사람은 급변하는 것에는 민감하지만 천천히 변하는 것에는 둔감하다.

시력이 점점 손상되게 되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노안이겠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비가역적으로(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음)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계속 방치했다가는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약국에서 근무할 당시 눈이 침침하다면서 안약을 종종 사러 오시는 중년의 여성분이 계셨다. 안약을 몇 일간 넣어봐도 도무지 개선이 안 된단다고 하시길래 조금 더 구체적으로 증상을 여쭤보았다.

"약간 흐릿한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빛을 보면 조금 민감해서 잘 못보겠고..."

혹시 평소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에 놀라거나 잘 부딫히지는 않는지 여쭤보았다.

"네, 잘 못보고 치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증상을 들어보니 시야각이 좁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쪽 눈을 가리고 정면을 보고 계시라고 한 후, 시선과 90도 각도가 되는 광대 쪽에 물체 두고는 잘 보이는지 물어보았다. 흐릿하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각도를 80도까지 줄이면서 체크를 했을 때 80도 아래쪽에서도 물체가 보이지 않는다면 주변 시야 손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분의 시야각이 좁아진 것 같아서 안과에 방문하여 자세한 검진을 받아보시라고 권했다.


녹내장은 어떤 질환인가요?

녹내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안과 질환이다. 시신경을 손상하게 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눈 속의 높은 압력과 시신경 주변의 혈류 장애을 꼽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정상 안압임에도 녹내장인 환자들이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이미 시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안압도 시신경의 입장에서는 높게 느껴져 손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특히, 고도근시가 심한 사람들에게 이런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를 풍선이라고 가정해보자. 고도근시의 안구는 풍선에 바람을 더욱 불어넣어져 풍선이 터지기 직전까지 부푼 상태를 말한다. 그렇게 약해진 풍선벽은 약간의 충격만으로도 터져버릴지 모른다. 그래서 약해진 시신경이 정상안압에 의해서 쉽게 손상을 받게 되는 셈이다.  

시신경은 빛에 의한 시각 신호를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하여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신경이 손상되면 우리 뇌에서는 시각에 대한 신호를 전달 받지 못해 까만 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시야가 좁아지면서 실명에 이르게 된다.

녹내장은 가족력, 고혈압, 심혈관 질환, 근시가 심한 사람들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30대 이상 부터는 적어도 1년에 1번 정도는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종류가 많다?

녹내장은 전방각(홍채와 각막 사이에 각이 진 곳)의 개폐 여부에 따라 개방각 혹은 폐쇄각 녹내장으로 분류된다.

1) 개방각 녹내장은 안구 속의 안압을 조절하는 배출구가 막혀서 안압이 서서히 증가하는 상태이다. 이 질환은 환자에게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고 어느정도 시신경이 손상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조기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꼭 필요한 질환이다.

2)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그 예로 눈에 극심한 통증, 두통, 구역감, 시력 저하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빠르게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폐쇄각 녹내장이 만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이외에도 녹내장은 외상, 백내장, 당뇨병,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 등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녹내장 치료와 예방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녹내장 치료는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그리고 수술 치료로 이루어지며, 환자의 안구 상태와 질환의 정도에 따라 선택된다.약물 치료는 눈 안압을 낮춰주거나 안 혈류를 증가시켜 시신경을 보호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약물로도 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될 수 있지만 잘 제어되지 않을 때 레이저나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레이저 치료를 통해 안구 내 구조를 변형시켜 안압을 낮추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는 안구 내 안방수 배출을 개선하기 위해 통로를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다.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므로 정확한 진단과 상담이 중요하다.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잘못된 습관들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 잦은 음주, 카페인 복용은 일시적으로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습관을 줄이는 것이 좋고, 얼굴에 피가 쏠리는 자세를 자제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안압을 낮출 수 있다. 전자기기 사용을 과도하게 하지 않고 눈 주위를 마사지하여 피로를 완화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일상 생활에서의 예방적인 습관을 통해 녹내장 발병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안구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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