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던 시절 첫 번째 연구 주제는 백내장이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로는 황반변성 연구에 더욱 집중했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악명이 높은 안과 질환이었고,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었다. 인간의 기대 수명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황반변성을 포함한 안과질환의 발병 나이는 계속 젊어지고 있었다.
즉, 건강한 상태로 살아가는 '건강 수명'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각자의 일상생활을 돌아보더라도 그 원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과거와는 현대인들의 야외 활동 시간을 줄어들었고, 그 시간을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보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더불어 잘못된 생활습관 및 식습관이 더해지면서 망막질환에 대한 위험도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의 최우선 목표였다. 그중에서도 내가 관심을 가진 주제는 '전자기기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청색광과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이었다. 해당 주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한 동물 모델은 마우스였다. 마우스에게 매일 1시간씩 청색광 혹은 자외선을 14일간 쬐주었다.
과연 마우스의 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안구 뒷 쪽에는 망막이 존재한다.
망막은 눈 안쪽에 있는 신경조직으로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하여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망막의 중심부에는 신경조직이 밀집된 황반이라는 부위가 있다. 황반은 물체의 색을 구분하고, 형태를 식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14일간 청색광이나 자외선을 쐬주게 되면 마우스의 황반 부분에 시세포 사멸이 일어나고, 동시에 망막 뒤틀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런 증상들이 심해지면 망막이 찢어지기는 현상도 생긴다.
하지만, 안구를 보호해주는 물질들을 매일 함께 투여했을 때 빛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나 염증 반응을 억제해 주는 효과도 나타났다.
당시, 보호 효과를 확인한 물질로는 하고초, 스피룰리나, 들쭉추출물, 루테인 등이 있었다.
하지만, 루테인의 경우에는 지용성의 특징이 강해 다른 장기에도 축적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젊은 나이부터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황반 변성은 쉽게 말해 황반 부위에 변화가 생겨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노화, 유전적 원인, 심혈관 질환, 흡연, 고콜레스테롤 형질, 자외선 노출, 잦은 전자기기 사용, 체내 항산화 기능 저하 등이 있다.
황반 변성은 두 가지 주요 유형으로 나뉘는데, 첫째는 건식 황반변성으로 망막 아래 부근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노화로 인해 쌓이면서 발생한다. 이 노폐물은 산화적 스트레스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세포가 손상되거나 시세포의 기능이 저하된다. 건식 황반변성은 진행이 매우 느리며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노폐물의 양이 증가하면 망막이 위축되고, 결국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식 황반변성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허가받은 것은 없으며 예방목적의 건강기능식품 등이 팔리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루테인/지아잔틴이 복합으로 포함된 제품이다. 그 외에도 오메가 3와 비타민A도 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것을 고려한다면 개인적으로 스피루리나, 소나무껍질추출물, 하고초 추출물 등을 추천하는데 이 중 건강기능성식품으로 나온 것은 스피루리나이고, 소나무껍질추출물은 피크노제놀이 있다.
둘째는 습식 황반변성으로, 이는 망막 밑의 맥락막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면 초기부터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고, 부종이 생기면 망막 구조를 빠르게 손상시킬 수 있다. 습식 황반변성은 초기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혈관 레이저 치료, 광역학치료, 그리고 항혈관성장내인자치료(항체주사) 등이 있다. 사실 이미 손상된 부분을 완전히 복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명을 예방하고 환자의 시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들이다. 실제로 어떤 치료 방법을 선택할지는 해당 환자의 상태와 증상을 고려하여 안과 전문의가 판단하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안과질환은 예방하는 습관들은 동일하다. 결국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은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과 연관이 있고 이를 줄이는 방법의 습관들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화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이요법을 유지해야 하고, 담배를 끊고 술을 줄여야 한다.
앞서 연구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전자기기나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항산화제를 꾸준히 뵥용해주는 습관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40대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