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by 이준

60대 후반? 우리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대의 아주머니가 마스크를 쓰고 롱패딩을 입고 달동네 언덕을 올라가고 계셨다. 다만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아주머니께서 손에 들고 계신 맥도날드 햄버거를 포장한 봉투들이었다. 맥도날드 봉투 여러 개가 보였다. 아마 그 속에는 감자튀김, 햄버거, 콜라, 그리고 너겟 같은 것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누구를 주려고 이 시간에 저것들을 사들고 올라가시는 걸까. 남편분께서 햄버거를 좋아하시나 아님 아직 장가가지 않고 같이 사는 아들이 있나. 아주머니가 키우시는 손자가 있나. 내 느낌이었지만 아주머니가 드시려고 사가지고 가시는 것 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주려고 사가지고 가시는 것 같아 보였다. 누가 먹고 싶은 것이길래 노모에게 저런 심부름을 시키는 걸까. 언덕길을 오르기도 버거워 보이는 저 마른 체구의 아주머니는 누구에게 주려고 저 햄버거 세트를 사가지고 가시는 걸까.

아주머니는 단지 햄버거를 사가지고 가시는 것뿐인데 그 모습이 그리도 아릿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님 오늘 날씨가 흐릿해서 일까. 아님 언덕이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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