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빙수는 정말 맛있어

by namtip

창문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공부하는 건 반칙. 그래도 명색이 선생이라 어떻게든 공부할 분위기를 잡아보지만 말라카는 이미 들떠있다.


"선생님, 그런데 저 빙수 아직 못 먹었는데요. 어떤 맛이에요?" 오호 빙수 얘기를 꺼냈다 이거지. "아직 못 먹어봤으면 그럼 우리 오늘 먹어볼까?" 말라카의 말에 슬쩍 의기투합해 본다.


나지마와 수아드가 집에 오려면 멀었는데 언제 먹으로 나갈까 고민하다가 배달을 시키기로 했다. 배달앱을 열자 말라카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원래 무조건 망고가 들어간 걸로 시킬 계획이었는데 초코 빙수도 있고, 오레오 빙수도 보인다. 말라카가 팥은 싫어하니까 전통 빙수는 패스. 각각 어떤 맛인지 좀 설명해 달라는데 사실 나도 초코나 오레오가 들어간 빙수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인지 설명해 줄 수 없다. 그냥 먹어보는 수밖에.


빙수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 혹시 먹으면 안 되는 게 들어가 있을 수 있으니 꼼꼼하게 확인을 한 후 오레오 빙수로 결정! 말라카도 궁금하겠지만 나도 궁금하다. 오레오가 빙수에 들어가면 어떤 맛일지.


기다리는 동안 계백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머릿속은 온통 빙수 생각뿐. 평소에 집중을 잘하는 말라카가 오늘은 몇 번을 설명해도 계속 헷갈린다.


"그래서 계백 장군이 신라장군이라는 건가요?"

"아니 아니 백제! 관창이 신라 화랑이었다니깐" 다시 설명을 해주는데 갑자기 말라카가 계백장군 하고 상관없는 질문 해도 되냐고 한다. 그러더니 활짝 웃으며 나보고 오레오가 얼마나 들어있을지 궁금하단다.


"못살아, 빙수 생각 좀 그만하지?"

그때 울리는 초인종 소리. 드디어 빙수가 도착했다. 마침 나지마와 수아드도 왔다.

너무 들뜬 소녀들은 막상 설레서 포장지도 잘 뜯지를 못한다. 결국 내가 나서서 포장지를 북 뜯어버리니 다들 환호성.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먹어볼걸 그랬다.

모두 숟가락을 들고 기념사진도 찰칵 찍었다.


한입 먹자 큰 눈이 더 커진다.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재밌다. 또 한입 먹고 맛있다 하고 다시 한입 먹고 달콤하다 한다. "아이스크림이지만 아이스크림은 아닌 것 같아요! 이게 빙수인 거죠?" 재차 물어본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먹어보니 오호! 꽤 맛있는걸. 오레오 빙수는 내 입맛에도 합격이다.

아이들은 오빠랑 엄마 아빠에게도 맛을 보여주고 싶다며 반쯤 먹고 뚜껑을 덮어 냉동실에 소중히 넣어두었다.


빙수를 먹고 난 말라카는 드디어 황산벌 전투가 눈에 들어온다. 계백 장군이 관창을 풀어준 장면에서는 감동까지 받았다.


가을하늘 높던 날. 빙수와 함께 또 한 번 추억을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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