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같은 40점

나지마야 축하해!!

by namtip

나지마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매주 목요일은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는 날이라 항상 리뷰를 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데 웃음에 자신감이 묻어있다. 그러더니 짜잔! 하고 눈앞에 시험지를 펼쳐 보인다.


40점. 10개 중에 4개나 맞았다!

그동안 0점이거나 1개 맞는 게 전부라 항상 어깨가 축 처져 있더니 이번엔 4개나 맞게 썼다.

너무 좋아서 나지마와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말라카, 나지마, 수아드 세 자매를 가르치며 알게 된 건 'ㅗ' 와 'ㅜ' 발음을 어려워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내가 "고기"라고 말하면 "구기"라고 듣는다. 반대로 "구기"라고 했다면 "고기"라고 들을 수도 있다. 세 명중에 특히 나지마가 'ㅗ' 와 'ㅜ' 를 구별하는 걸 어려워한다. 아, 야, 어, 여, 오, 요...... 이렇게 쭉쭉쭉 한꺼번에 읊으면 잘만 하는데 단어에 들어가는 'ㅗ' 와 'ㅜ' 는 당체 알아듣지를 못한다.


혹시나 해서 나지마 엄마에게 아랍어에 이 소리들이 없는지 물어보니 'ㅗ' 와 'ㅜ'의 중간 소리를 내주며 정확히 아랍어에는 'ㅗ' 소리나 'ㅜ' 소리는 없는 것 같다고 한다. 그렇게 나지마 엄마의 설명을 듣는데 아랍어의 'ㅗ' 와 'ㅜ'의 중간소리는 아예 구분을 못하겠다.


나지마가 혼자 집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해야 하기에 수업 때마다 받아쓰기 발음을 녹음해 주는데 정확히 녹음하려고 애를 써도 나지마는 어려운가 보다. 그동안 선생님이 녹음해 준 영상을 보며 열심히 하는데 항상 결과가 안 좋으니 속상했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 40점이라니. 나지마가 "이제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뿌듯해한다. 눈빛도 변했다. 원래라면 몸을 비틀며 언제까지 받아쓰기 연습을 해야 하냐고 물을 시간인데 한 번만 또 한 번만 연습하자고 오히려 보챈다.


자신감을 가진 아이의 열정은 멋지다. 그리고 그동안 나지마가 0점을 맞아도 한 번도 혼내지 않고 우리 딸은 시간이 지나면 잘할 수 있다고 믿어준 엄마도 대단하다.


나지마 수업이 끝나고 수아드가 공부할 시간. 예전 같으면 몰래 들어와 나를 놀라게 해야 할 나지마가 안 보여 슬쩍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옆방에서 다시 받아쓰기 공부를 하고 있다.


너무 예뻐서 꼭 껴안아 주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정말? 나 할 수 있어?" 나지마가 묻는다.


그럼. 할 수 있지. 나지마야 다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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