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mtip Nov 07. 2023

굿바이, 나의 20년지기 'FRIENDS'

miss you 챈들러 빙

이 글은 너무 좋아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그만큼 오랜시간 저와 함께 했던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배우 매튜 페리(극중 챈들러 빙)를 애도하는 글입니다.



놀다 지쳐 쓰러질 대학시절의 정점을 찍은 건 휴학. 남자애들 군대 제대에 맞춰 같이 졸업을 하자는 의리로(?) 진행된 일이었기에 별다른 계획도 없었다. 수업은 없고 시간은 많으니 우리 휴학생들은 더욱더  동아리 활동에 진심을 다했다. 후배들 수업하는 동안 대신 공연장과 연습장을 빌려 악기를 세팅하고, 빈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밴드 연습을 했다. 마치 세상 모든 음악을 씹어먹겠다는 의지로 다져진 그때.


제대 후 복학한 선배네 자취방에 최신 컴퓨터가 설치됐다든 소문이 돌았고, 갈 곳없는 휴학생을 받아준 죄로 그곳은 결국 선배가 누울 곳 하나 없는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다.


너네 미드 본 적 있어?


새 컴퓨터를 가지고 온 선배답게 우리에게 신문물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그 선배가 프렌즈 시디를 컴퓨터에 넣으며 다소 거만하게 물었던 미드. 라마의 줄임말이었던 미드.


마침 나를 짝사랑했던 선배가 '프렌즈'의 레이철(제니퍼 애니스턴)이 나를 닮았다며 부추기는 바람에 보기 시작한 프렌즈. 덕분에 내 영어이름도 레이철이 되었고, 제니퍼 애니스턴은 나의 최애 여배우가 되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프렌즈를 '보고 또 보고' 하게 될 줄이야.



한 시즌도 버릴 것 없는 너무나 소중한 작품이며, 주인공 6명 모두가 나의 오랜 친구 같은 프렌즈. H&M 에서 프렌즈와 콜라보해서 티셔츠가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사서 입고 돌아다녔었는데...



챈들러(매튜페리)가 하늘나라로 갔다니.


얼마 전 다시 모인 머리 희끗한 6명. 프렌즈 리뉴인까지 다 보고 프렌즈의 팬인 친구와 함께 밤늦게까지 수다 떤 게 엊그제 같은데!


챈들러의 사망소식을 오늘 알았다. 바로 친구에게 문자를 했다. 챈들러 소식을 알고 있었느냐고. 친구는 그렇다고했다, 그리곤 자신의 SNS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고 했다. 수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친구의 슬픔 마음에 내 마음도 아렸다.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캐릭터다. 누가 보면 시트콤 주인공 때문에 이렇게 슬퍼할 일이냐고 하겠지만 나에겐 정말 20년 지기와 다름이 없다.


챈들러 그 특유의 농담에 울고 웃었다. 자신은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모니카와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되었고, 그 모습에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이 따뜻해졌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챈들러 빙으로 살았던 매튜페리.


챈들러 빙. 당신 덕분에 행복했어요.

하늘에서 편히 쉬길...


p.s 프렌즈(Friends)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트콤’으로도 불리는 프렌즈는 2004년까지 10년 동안 10 시즌에 걸쳐 방영된 전설적 작품입니다.


챈들러의 연기모음과 프렌즈의 유명한 오프닝을 함께 링크합니다.

대문사진은 bbc.com에서 퍼왔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00% 마음에 드는 청첩장을 고르는 기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