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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Jun 22. 2023

소년을 읽다, 서현숙 작가를 만나다

사브작이 사랑한 작가들


주최: 사브작(사유하는 브런치 작가들)

일시 : 2023년 5월 26일 금요일 설레는 저녁 9시

모임형태: 줌 미팅

출연자 : 서현숙 작가


오프닝 

안녕하세요? '사브작이 사랑한 작가들' 그 첫 번째 시간. 사브작 북클럽 작가와의 만남을 시작하겠습니다.

작가님, 너무 반갑습니다. 저희 사브작의 북토크 첫 번째 작가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박수와 환호)


서현숙 작가님(이하 서현숙)   감사합니다.  이 자리가 너무 긴장이 되네요.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님들과의 만남이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작가이기보다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강원도 삼척입니다. 강릉에서 50km 정도 남쪽으로 내려오면 있는 곳입니다. 삼척은 나고 자란 곳이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서 호젓하게 일인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남팁  저희가 작가님과의 만남 전에 질문을 모아서 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서현숙 네, 다 봤는데 멋진 이야기를 해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있는 그대로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럽게요.


남팁  감사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황이 세세하게 기록되어서 놀랐습니다.


서현숙  네~파견교사 생활을 하면서 주 1회 소년원 수업을 했어요. 파견근무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초등, 중등 과정을 마치지 못한 소년원 아이들을 위한 수업입니다. 그런데 그 수업이 외로웠습니다. 일상적이라면 수업의 희로애락을 다른 선생님들과 나눌 수 있는데 소년원 수업은 그 부분이 어려웠어요.


서현숙 수업이 끝나면 저는 바로 밖으로 나왔어야 했습니다. 소년원에서 일어났던 일을 공유할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수업을 할 때마다 받았던 느낌이 강렬해서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허보영 선생님께 매번 전화를 했었어요. 그런데 그러고도 마음에 뭔가 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현숙 그래서 처음에는 개인 SNS에  메모식으로 남겼습니다. 현실에서는 이야기할 사람이 별로 없는데 오히려 SNS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고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쓰다 보니 언젠가부터 그날 수업이 한편이 글이 되었습니다.


서현숙 소년원은 법무부 소속의 교육기관입니다. 학교가 아닌 소년원에서 수업을 한다는 게 낯설고도 강렬한 경험입니다.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이 수업에 대한 나의 감정을 빨리 쓰고 싶어서 수업이 끝나고 나면 오전 11시 반쯤 되는데 카페에 바로 가서 노트북으로 기록하는 게 저의 루틴이었습니다.


남팁  기록도 감동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어요. 계속해서 사브작 멤버들이 직접 질문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여러 질문 중 '소년을 읽다'와 관련된 부분만 정리한 내용입니다.)



사브작 행복해지리 : 문장 하나 하나가 너무 따뜻해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셨을지 궁금합니다.

서현숙: 소년원 수업이 낯설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엄청난 이방인이었죠. 만나는 아이들도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아이들이고요. 낯선 곳에서 느끼는 마음의 예민함이 컸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려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낯선 곳에 내던져졌을 때 팽팽하기 당겨진 현악기처럼 조그만 자극도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일상적인 학교 수업이었다면 이런 글을 못썼을 것 같아요.



사브작 이여경 :책에 여러 아이들이 언급이 되는데 혹시라도 사회에서 책을 보고 연락이 온 아이는 없었는지요

서현숙:  제가 아는 한에서 이 책을 읽은 한 명의 아이가 있긴 있습니다. 직접 연락을 받은 건 아니고 소년원에 있는 상담 선생님께 전해 들었어요. 함께 공부했던 학생이 이 책을 세 번이나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학생이 이때 저희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고 해요. 소년원에서 나간 다음에도 서현숙 선생님과 작가님 초청했던 시간을 자주 생각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우리가 했던 말을 어떻게 다 기억해서 책에 쓰셨는지 궁금해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는 눈물이 났습니다.

소년원에서 나간 친구들이 서로 잘 연락을 한다고 해요. 아마 책이 나온 소식은 들었을 거예요. 연락이 오면 고기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연락이 없었어요. 그 아이들이 쓸쓸하지 않을지,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브작 우아옹 : 책 읽는 내내 글이 다정해서 만나 뵙고 싶었는데 말씀하시는 것도 다정하신 것 같아요. 책에서 강준이란 학생을 짝사랑했다고 하실 만큼  선생님께는 기억에 남는 학생인 것 같은데,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서현숙: 학생들도 물론 교사를 좋아하지만 교사들의 학생사랑은 늘 짝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강준이가 각별했던 이유는 소년원에서 저와 처음부터 국어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전에 다른 교사와 수업을 하다가 저와 이어서 수업을 했던 아이들이고요.

강준이는 수업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었어요. 조력자 역할을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사회에서 칭찬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서 칭찬받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시도 제일 열심히 외웠어요. 스무 편 넘게 외웠습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낭송해 줄 거라고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인사 없이 떠나게 되어서 서운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한 번은 연락했으면 좋겠어요.

An epilogue 에필로그

남팁 오늘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척에 가면 작가님이 생각날 것 같아요.

서현숙 하하 그런가요? 저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클로징>

서현숙 작가님께서 소년원이라는 낯선곳에서 느꼈던 강렬함이 저희에게는 사랑으로 다가왔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브작 북클럽 작가와의 만남. 사브작이 사랑한 작가 첫번째 시간.

<소년을 읽다> 서현숙 작가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년을 읽다, 서현숙작가와 만나다 >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junny/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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