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떠난 유럽 40일 드라이브] - 17화

여행 10일 차 (2023년 1월 20일)

by Juno Curly Choi

- 슈투트가르트 : 벤츠 박물관, 슈투트가르트 시립미술관


둘째 워니의 감기가 딱 떨어지지 않고 오래간다. 피곤하고 건조해서 한번 터진 코피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면서 코를 건드리면 터지고, 일과 중에도 무심코 코를 풀거나 파면 또 터진다. 여행 오기 전에도 가끔 그렇게 코피가 수일에 걸쳐 나는 경우가 더러 있기도 했지만, 만리 타향에서 애 둘의 안전과 즐거운 여행을 책임져야 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사소한 트러블에도 신경이 쓰이고 몇 배로 걱정이 증폭되어 머리가 아프다.

IMG_6499.HEIC 잠과 감기약에 취해 어벙벙한 워니

아침으로 누룽지를 끓여서 먹고, 감기약도 먹였다. 한국에서 여행 떠나기 전날 약국에 들러 종합감기약, 코감기, 목감기약 등등 각종 감기약을 한 꾸러미 샀었다. 이걸 다 가지고 가야 하나.. 싶어 몇 개는 뺄까 했었는데, 여행 10일 차에 벌써 그 많던 감기약의 절반을 먹었다. 아플 때는 하루 푹 쉬어야 하는데, 여행 다니면서 그냥 쉬기도 힘들어 어지간하면 데리고 나갔더니 감기가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 오늘도 나가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독일의 여정은 워니의 버킷리스트에 담겨 있던 자동차 박물관 투어가 주 여정이기 때문에 독일에 있는 동안 바삐 다녀야 한다. 오늘은 벤츠박물관을 가보기로 한다.


벤츠는 자동차계의 대부답게 박물관이 8층 높이의 대규모 전시관으로 그제 들렀던 포르쉐박물관보다 규모도 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벤츠의 역사와 자동차 변천사를 볼 수 있도록 전시가 되어 있다. 꼭대기 층에서부터 시작하여 아래층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층 한층 내려오면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IMG_6557.HEIC

박물관 앞에서 멀리 벤츠 본사를 배경으로 잔뜩 폼을 잡은 워니. 워니는 커서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가끔은 F1 레이서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F1이 그리 인기가 많은 스포츠가 아니라서 꿈나무 레이서를 길러내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으로 조기 유학을 보내야 하나.. 잠깐 아주 잠깐 고민해 본 적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소위 "타는 것"을 좋아한 워니는 자동차를 몰 수는 없으니 대신 자전거 라이딩을 무척 즐기고 있다. 얼마 전 구입한 풀카본 로드 자전거를 어찌나 애지중지하는지 모른다. 공부는 뒷전이지만 자전거는 신줏단지 모시듯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부모로서" 여러 복잡한 상념이 들기도 한다.

IMG_6555.HEIC 벤츠 박물관 1층 로비. 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이동해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시스템.
IMG_6509.HEIC 자동차 개발 초창기의 클래식 자동차
IMG_6512.HEIC 박물관 요기조기를 누비고 다니는 워니
IMG_6517.HEIC
IMG_6523.HEIC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는 달리 벤츠는 유조차, 버스, 트럭, 앰뷸런스 등 모든 자동차 종류를 다 만드는 것 같았다.
IMG_6527.HEIC
IMG_6508.HEIC
IMG_6528.HEIC
IMG_6540.HEIC
IMG_6534.HEIC
IMG_6535.HEIC
교황님이 퍼레이드 중 사용하셨던 차량
IMG_6548.HEIC 초장기 F1 대회 차량

본인에게 할당된 수비니어(기념품) 구매 예산을 오늘도 아낌없이 소모하는 우리 워니. 포르쉐 박물관에서 업어온 미니어처에 이어 벤츠 박물관에서도 하나 업어간다. 전시되어 있는 기념품 차를 다 사고 싶었으나 그럴 순 없고, 그중 하나만을 고르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우리 워니.

IMG_6562.HEIC 예전 매뉴얼 기어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기어 스틱을 넣어 만든 우산
IMG_6564.HEIC 포르쉐에 이어 벤츠 미니어처도 득템


벤츠 박물관을 나오니 저녁 전까지 오후 시간이 조금 남는다. 둘째 워니의 취향에 맞춘 자동차 박물관에 종일 따라다니느라 고생한 미술 지망생 첫째를 위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슈투트가르트 시립미술관에 방문했다. 본인 관심 분야가 아닌 미술관에 왔더니 급 흥미가 떨어진 워니를 끌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미술관을 예술작품 관람의 공간이 아닌, 숨바꼭질 공간으로 생각하는 워니 덕분에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녀석 덕분에 몇 번이나 가슴 조이며 찾아다녀야 했다.

IMG_6565.HEIC
IMG_6566.HEIC
IMG_6567.HEIC
IMG_6574.HEIC
IMG_6576.HEIC



미술관 앞에 슈투트가르트 성 광장 (Schlossplatz Stuttgart)에 나가 기념사진도 찍었다.


IMG_6577.HEIC
IMG_6579.HEIC



대부분의 식사를 현지식으로 하다 보니 아이들이 칼칼한 음식이 많이 고팠나 보다. 특히 둘째 써니는 며칠 전부터 마라탕을 자기 앞에 내놓으라며 땡깡을 부리던 참이었다. 마침 구글에서 마라탕을 검색해 보니 별점 기준 맛집으로 식당 하나가 검색되었다. 대만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인 것 같았다. 건물 반지하에 크지 않은 공간에 우리나라 작은 분식점처럼 운영되고 있는 식당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먹는 것만큼의 맛은 아니었지만 나름 훌륭했다. 차를 몰아 제법 되는 거리를 가야 했고, 주차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 주차한 장소에서 식당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지만, 오래간만에 매콤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IMG_6580.HEIC
IMG_6581.HEIC
느끼한 입맛을 달래기 위해 기어이 찾아낸 마라탕집

간만에 얼큰한 국물로 속을 채워 든든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초행길을 헤맬 수도 있고 날이 추워 길이 미끄러울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늦지 않게 숙소로 복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