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지휘하라~

2018년 3월 18일

by Juno Curly Choi

제주도가 예전에는 삼다도로 불렸다는 건 많이들 알고 있다. 돌, 바람, 여자(아무래도 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자들이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거겠지)가 많다는데, 돌이랑 여자는 잘 모르겠고, 제주 바람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들이를 가든 골프를 하든, 학교 운동회를 하든 바깥 활동을 할 때, 육지에서는 바람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제주에서는 "상수"다. 바람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하다 느낄 정도. 어느 겨울밤에는 여름 태풍 같은 강풍에 집이 흔들흔들해서, 돼지 삼형제 이야기(늑대가 후 불어서 집을 하나씩 날리는..)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우리 집은 나무로 지었는데 벽돌로 짓지 않아서 홀라당 날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암튼, 어느 영화에서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제주 살면서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어느 흐리고 바람 많이 부는 날,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아이들이 그 강풍에 날아갈까 염려를 하던 차였는데, 그런 아빠의 염려를 비웃듯, 아이들은 바람을 즐기고 있었고..


"바람아 이리 온, 내가 지휘에 따라 날아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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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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