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국물에
흰쌀밥 말아
야무지게 한 그릇 비워도
가만히 변기에 앉아
습습 후후 리듬에 맞춰
애써 아랫배를 비워내도
후련히 해장이 되지 않고
개운치 않은 것은
어젯밤
네가 던진 말과
내가 뱉은 말이
머릿속 양푼이에 비빔밥처럼 비벼져
얽히고 설킨 까닭이다
머릿속 숙취는
상쾌한, 컨디션을 위해
새벽 여명을 보며 너랑 마셨던
깨수깡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저, 시간이 지나
망각의 강을 건너고
자기 위안의 바다를 넘어서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라는
착각의 거울을 마주하게 될 무렵
비로소
그 해장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