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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seo Jun 04. 2018

에이리언: 커버넌트 - 존재의 근원을 향한 욕망

Alien: Covenant, 2017

인간을 지배하려는(혹은 멸종시키려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섬뜩하고 끔찍했다.  전작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아 먼 외계로 떠났던 인류는 뜻밖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가 10년 후 '커버넌트'까지 이어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프리퀄 3부작(혹은 4부작)을 통해 에이리언의 기원에 대해 다룰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즉, '프로메테우스'에서 이어지는 이 작업은 38년 전 SF 호러 '에이리언' 1편부터 시작된 질문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에이리언의 기원 자체는 다소 허탈한 게 사실이지만, 인간이 만든 안드로이드가 다시 괴물을 만들어 자신을 만든 창조주인 인간과 그 인간을 만든 창조주인 엔지니어(스페이스 자키)까지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는,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 나아가 존재의 근원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존재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블레이드 러너'의 안드로이드가 그랬듯, '커버넌트'의 데이빗도 같은 의문에 봉착한다. 그리고 스스로 창조자가 되어 만든 에이리언이라는 괴물이 바로 그가 찾은 해답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악마 같은 행보에는 창조자가 되려는 욕망, 자신의 창조자를 몰살해 유일한 창조자가 되려는 욕망,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커버넌트'는 존재의 근원을 제거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안드로이드를 통해 이전 작품들과 다른 새로운 공포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파괴된 개연성과 부자연스러운 전개로 인해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에이리언 시리즈 중 최하라는 평을 받을 만하다. 커버넌트 호의 승무원들은 마치 데이빗이라는 사이렌에 홀린 것처럼 불나방처럼 죽음에 이끌린다. 인물들이 너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니 재미도 반감되지만, 영화의 주제의식에 영향을 주는 것도 문제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얽히고 섥힌 관계가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것처럼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코스믹 호러 시리즈가 자칫 오컬트로 빠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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