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장면'
2018년 오늘의 구글 두들은 아레시보 메시지(Arecibo message)이다.
아레시보 메시지는 42년 전 오늘, 1974년 11월 16일에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아레시보 천문대('007 골든 아이(1995)'에서 악당의 비밀 기지로 나왔던, '콘택트 (1997)'에서 주인공 앨리가 일했던, 바로 그곳)에서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마이크로파다.
담긴 내용은 인류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다. 1~10까지의 숫자, DNA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의 원자 번호, DNA 화학식과 이중나선 구조 모양, 인간의 모습, 인간 남성의 평균 신장(사실 이 메시지를 만든 프랭크 드레이크의 키라고 한다), 지구의 인간 개체 수, 태양계의 모습, 아레시보 천문대의 모습과 크기 등. 보통 아레시보 메시지라고 알려진 아래의 이미지는 해당 전파를 그래픽 문자와 공간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메시지가 지금 우주 어디쯤을 지나고 있을까 상상해 보았다. 파이어니어 10호, 11호에 담긴 금속판과 보이저 1호, 2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들이 지나고 있을 우주 공간에 대해서도 상상했다. 말에도 외로움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말들일 것이다. 누구에게 가닿을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떠도는 말들.
아레시보 메시지가 향하는 곳은 우리가 속한 은하계 내 허큘리스 대성단이다. 가장 많은 별들이 한 곳에 밀집되어 있는 성단이자 가장 오래된 항성계를 골랐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고 해독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이 성단은 지구로부터 무려 25,000 광년이나 떨어진 곳이다. 메시지를 보낸 지 42년이 지났으니 아직 여정의 0.2%도 지나지 못했다는 얘기다.
여정을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누군가 이 메시지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메시지가 도착할 때가 되면 이 성단의 항성들은 다른 위치로 흩어져 있을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물론 그 항성계에 지적 생명체의 문명이 있을 가능성도 지극히 낮을 것이다. 만약 정말 운이 좋아서 메시지가 어느 별엔가 다다르고, 그곳에 아메바나 공룡이 아니라 이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생명체가 있다면 어떨까. (그들이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존재라 마이크로파나 2진법으로 담은 코드를 해독하지 못한다면, 참 허망하고도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아레시보 메시지는 애초부터 듣는 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없이 던진 말이다. 그런 말도 말은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인류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인류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일종의 상징, 생존 신고이자 존재 선언을 스스로에게 쏘아 올린 셈이다. 아레시보 메시지의 궤도는 처음부터 은하계 저편이 아니라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설정돼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은 외롭다. 혹시 우리도 몇만 년 전에 우주 어딘가로부터 날아온 메시지들을 받고 있으면서 해독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주의 허공 속에 오래된 존재들의 조난신호가 여기저기 떠다니는 것은 아닐까?
※ 아래는 이진수로 된 아레시보 메시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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