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삶의 장면'

by Junseo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배라기보다는 거대한 관 같았고, 생각보다도 더 단단해진 응어리 같았다.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이것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해서 크게 바뀔 것은 없었다. 뭍으로 올라온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야 밖으로 나온 것이지만, 그때 이미 나오지 못했다. 아이들은 이제야 떠올랐고, 이제 영영 떠오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꺼내 올리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겠지. 그러니 이것은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는 이름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아직 거기 있기 때문에. 영영 거기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또 언젠가 봄이 되어도 봄이 오지 않는다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그때마다 세월을 거슬러 이것을, 이 슬픔을 수면 위로 꺼내 올려야 한다.



201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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