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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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전시회 시상식에서 가고 싶었던 회사의 임원분으로부터 명함을 받았다. 밥 한번 먹자고 하신다
오픈크리틱 심사위원이 가고 싶은 회사의 임원인 것도 신기한데, 그 사람이 나를 찾아준다니.. 애써 덤덤한 척했으나 사실 두근거림과 기대감에 밤에 잠들기도 힘들었다.
12번의 공모전 중 첫 9번은 입선도 못했다. 찾아온 기회는 마다하지 않고 전부 잡으려 하다 보니 바다를 두 번 건너 인도까지 발이 닿았다.
왜 그렇게 매달렸는지.. 끈질겼던 시간들
그런 것들에 대한 보상으로 느껴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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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날 시험하는 게 아닐까?
나는 좋은 일이 생기면 꼭 이런 생각을 한다. 좌절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는 상황을 두려워하게 만들었고, 그런 상황 앞에는 항상 커다란 기대가 있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던, 어떤 결과가 기다리던, 추억할 만한 무언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일이라며 내 안의 누군가가 마음을 다독인다.
종종 느끼듯이 인생이란 판은 순전히 실력과 노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의지와 무관한 운, 구도, 추세와 같은 것들이 있다
어쩌다 흐름을 탔다고 잊어서도 안된다. 선택받았다는 우월감이 칼이 되어 돌아온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평판, 전망, 조언.. 참고할 수 있겠지만
선택의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짊어진다
하지만 선택의 옳고 그름을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그렇게 자유와 책임과 불안을 맴돈다
모두가 다르듯
모두의 이상도 다르다
인생은 새옹지마, 선택은 일장일단
상황에 나를 맡기고 흘러가야 할까
더 깊은 불 속으로 뛰어들어야 할까
시간은 폭군처럼 매 순간 선택을 강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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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머니께서
내가 정화(丁火) 일주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던 게 떠오른다
사주팔자 세계관에서
그 일주를 가진 사람은
촛불이나 모닥불로 표현된다
왜인지 그중에서도 나는
바다 위의 촛불이라고 한다
조금만 파도가 일어도 꺼질 것 같은 불
아슬아슬한 상황에 마음이 항상 불안하지만
결코 꺼지진 않으니
안심하고 그 자리에 서있으라 하신다
혹시나 그 희미한 빛을 보고
누군가는 방향을 잃지 않을 테니
부단히 애써보라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