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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사원 Feb 22. 2023

이상 속의 나, 현실 속의 나

12월 둘째 주 묵상

-

그림 그리는 게 직업 아니랄까 봐

이랬으면 좋겠다 - 하는

삶의 모습도 적잖이 그려본다


가고 싶었던 곳

만나고 싶었던 이

하고 싶었던 말

이루고 싶었던 꿈

기억되고 싶은 나


연말의 묵상은 시간. 공간. 인간 사이를 넘나들며

살았어야 할 인생과 살아온 인생을 포개놓고

겹치는 선을 찾는 시간이다


옅은 선은 흐려져 날아가고

굵은 선은 이리저리 엮여서

새로 쌓아갈 기억들의 지침이 된다


그렇게 계속 그리고 겹치며

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를 다듬어간다


좋은 삶은 어떻게 생겼을까

너무 많은걸 담아내려 하지 말자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하자


-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꿈, 기대, 희망 같은 것들이라 생각했다


정작 겪어보니

이상은 멈춰 세워 바라보게 하고

현실은 뒤에서 떠밀었다


앞만 보고 달리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는 뒤를 봐야 열심히 뛰는 사람인가 보다


용기는 두려움에

성실함은 나태했던 기억에 기인한다


그래서 힘낼 수 있다

앞에 무엇이 있는지 내다볼 수 없지만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 돌아볼 수 있다


대견하기도 부끄럽기도 했던

올해의 모습을 기억하자


모든 것은 변하고

많은 것을 잃겠지만


언젠가 저 앞에서 뒤를 돌아봤을 때

두려움도, 후회도 없이

천천히 과거를 유영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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