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워킹맘의 육아 이야기
엄마가 되기 전, 저와 결혼을 비슷한 시기에 했거나 그 이후에 결혼한 지인들의 하나 둘 들려오는 임신 소식들.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었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은 '아! 나도 하루빨리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큰 문제가 없다고 하니 언젠가 되겠지' 그렇게 1년, 2년... 시간은 하릴없이 흘러가더군요. 어느 순간 용기를 내어 결심을 하고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고, 한약도 먹고 또 병원도 다녔습니다.
그렇게 저는 결혼한 지 6년째 되던 해 봄, 아기 천사 밤이를 품에 안게 됩니다.
엄마가 되는 일은 정말 말 그대로 뜨거운 일이더군요. 뜨거운 기쁨, 뜨거운 눈물... 처음 경험해 보는 엄마의 세상은 실로 신세계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이였기 때문에 모든 게 감사한 나날이었습니다.
아이의 울음에 마주하는 것과, 제 자신이 잠을 제 때 못 자는 게 힘들긴 했지만 아이가 마냥 예쁘기만 했고, 오랜 시간 준비한 엄마라는 마음에 아이를 잘 볼 자신도 있었죠. 그래서 육아휴직기간이 달콤했습니다. 오롯이 내 아이의 성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저에게는 든든한 육아 지원군이 있었어요. 평일에는 친정 부모님이 거의 매일 와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못 볼 줄 알았던 남편이 의외로! 능숙하게 아이를 재우고, 씻기고 잘 놀아주더라고요. 가끔 주말에는 저만의 시간을 양보해주기도 해서,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영화도 보고 저만의 시간을 위해 썼죠.
'오호! 육아할만한데?'라고 저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육아휴직을 알차게 보냅니다. 이 때는 미처 잘 몰랐습니다. 아이에게 그저 사랑만 주면 되는 줄 알았지만, 아이가 성장해 감에 따라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요.
복직을 하고, 아이가 커서 말도 하고 고집도 생겨가면서, 아이에게 소리도 지르고... 욱! 하게 되는 못난 저와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건 인내와 시간이죠. 시간이 충분하면 좋겠지만 워킹맘의 일상은 왜 이리도 바쁘게 돌아가던지요. 그 해 가장 바빴던 특정 한 달은 평일에 꼬박 밤 12시가 넘어 들어가기도 했죠. 처음 맡는 일, 처음 하는 육아 모든 게 뒤죽박죽, 소용돌이 속에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빠집니다.
남편도 저도 일과 육아에 서로 지쳐 이기적인 마음들이 자라나고, 집안일은 밀려가는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삐걱대기도 했죠.
또, 아이라는 세계와 더불어 인간관계도 여러 가지로 확장이 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사람이 서로를 힘들게 하는 것만큼 에너지 낭비인 일이 없죠. 사람은 모두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말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어차피 이해라는 것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쳐만 갔습니다.
2020년 현재, 제 아이는 5살이 되었고, 저는 15년 차 직장인이자, 결혼한 지 11년 차 되어 갑니다.
'나도 다르게 살아볼까?' 이 일련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느 날 문득 든 생각입니다. 수많은 시간 속에 어느 순간 저는 하루하루를 그냥 버티며 사는 인생에 불과했고, 아이가 자고 남는 시간이 있으면 그저 새벽까지 드라마를 보며 웃던 그지없이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였습니다. 자존감은 떨어져 가고 힘들다는 생각만 가득 차니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이 갈 리가 없었겠죠.
더 이상 못난 엄마가 아니라 자존감이 꽉 찬,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미라클 모닝, 새벽에 일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지는 한 달 조금 넘어갑니다.
매일매일 글을 쓰다 보면 쓸데없는 일에 내 소중한 감정, 에너지 낭비를 안 하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이 점이 저의 삶에 있어 눈부시게 달라진 부분입니다. 나를 위한 시간에 더 집중하게 되는 거죠. 이 매일의 꾸준함이 차곡차곡 쌓이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매일매일 성장하는 엄마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꾸준한 오늘이 있기에, 무한한 내일이 있다!
(매일 아침 써봤니? - 김민식 PD)
오늘도 치열하게 살고 계신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냅니다.
오늘도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 중이신 이 세상 모든 분들에게도 따뜻한 마음 가득 담아 응원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