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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서야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by 준샤인

반달눈, 한껏 올라간 양쪽 입꼬리

빛나는 햇살처럼 환하고 따뜻한...


저는 그렇게 멋진 미소를 짓는

눈부신 저의 이상형을


결혼하고 나서야 만났습니다.

그것도 한참 후에 말이죠.


예상하셨지요?

바로 제 아들입니다.


제 이상형은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잠시 저 먼 기억 속 90년대 후반으로 가볼까요? 여고시절, 누구나 한 번쯤 남자 선생님께 빠진 적 있으시죠.


제10대 끝자락도 국어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으로 한 페이지가 접혀있답니다. 국어 선생님도 웃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인 분이셨어요. 선생님이 웃으실 때 눈이 마주치면 수줍었지만 좋았었죠.


당시 티코를 타고 경기권에서 서울까지 출퇴근을 하셨는데, 티코를 몰 때면 남들이 볼까 봐 세상 빨리 달리셨다고 합니다.(추억의 소형차 티코. 아신다면 당신은 옛날 사람!)


그리고 기억나는 사건이 하나 있어요. 당시 음악 주임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항상 클래식만 틀었는데, 이 주임 선생님의 출장을 틈타 글쎄, 가요를 튼 겁니다.


'사랑보다 깊은 상처 (임재범, 박정현)' 이 노래요!

저도 정말 좋아했던 노래인데, 이 사건 흡사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피가로의 결혼을 틀던 것과 비슷한 느낌 아닌가요. 멋진 분이셔서 정말 인기가 많으셨답니다.


쓰다 보니 꽤 자세하고 치밀하게(?) 기억을 하고 있네요. 선생님에 대한 추억에 잠겼었나 봅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정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래도 가끔 생각해요 웃는 모습이 여전히 멋있으신지, 잘 지내시는지.


자, 이제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배우 중에는 '정해인'님이죠.


드라마 '밥 잘 사 주는 누나' 다들 기억하시나요?


드라마 내용도 내용이지만, 손예진과 정해인 배우의 케미가 정말 좋았죠. 실제 연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저는 정해인 배우님처럼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참 좋습니다.


음... 근데 원래 배우자로 반드시 이상형을 만나는 건 아니잖아요? 이상형을 만나셨다면 축하드립니다. 복 받으셨어요! (저희 남편은 겉모습은 아닌 마음속 아주 깊은 곳이 따뜻한 남자...)


태교 때 제가 항상 했던 말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는 미소가 아름다우면 좋겠다'라고요.


임신 중일 때 썼던 태교 일기를 보니 송중기와 박보검 사진을 보며 했네요. 태양의 후예에 푹 빠졌던 1인이었거든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바로 제 위에 누워

손을 빨며 저를 빤히 보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죠.


한 7일 차였던 가요. 배냇짓하며 살며시 미소 짓는 모습이 선해요. 커가면서도... 저희 아이는 웃을 때 눈이 반달이 되면서 무표정일 때와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이 있어요.


고맙게도 잘 웃는 편이고, 50일 촬영, 100일 촬영, 돌 촬영, 돌잔치 때마다 우는 거 없이 방긋방긋 잘 웃었답니다.


저는 아이에게 웃을 때 멋있다고 자주 말해줍니다.


"아들 웃는 모습은 백만 불짜리~ 정말 멋있다!"

"아들 미소 덕분에 엄마 충전했어!"

"아들 웃는 모습 보면 엄마 행복해."


이상형을 아들로라도 만나게 되었으니, 그래도 성공한 인생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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