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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샤인 Jul 10. 2021

Y대 영문과에 입학한 그녀의 비결

영어는 엉덩이 힘!

"너,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이 교재 뭐야?"

중학교 때 영어 듣기 시험에서 거의 항상 만점을 받는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아, 이거? EBS 영어 듣기 프로그램 교재야. 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거 매일 듣고 있어."

친구는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뭐? 이걸 매일 저녁 같은 시간에 듣는다고?'

내심 놀라며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거라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에 교재를 샀다. 일단 시작은 했지만, 집중해서 듣기란 고역이었다.


'아, 귀찮은데 오늘은 안 할래. 걔는 이걸 어떻게 매일 듣는 거야?' 집중력이 흐려지자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물론 듣지 않는 날보다 듣는 날이 많긴 했지만, 그야말로 꾸역꾸역 하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 영어 듣기 시험 날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영어가 전보다 더 잘 들렸고, 교재를 통해 문제 패턴을 연습하다 보니 어떤 답을 골라야 하는지도 익숙했다. 시험이 끝난 이후 영어 라디오 듣기는 내가 매일 하는 루틴이 되었다.


하지만 난 이 루틴을 고등학교 때까지 지속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시험 성적이 나오고 내신 성적도 나쁘지 않자 그 이상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외고에 진학했고, 후에 Y 영문과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마도 그녀는 EBS 영어 듣기 프로그램이든 뭐든 꾸준한 엉덩이 으로 영어를 끌고 갔을 것이고, 그렇기에 전공으로까지 선택했으리라.


누구나 알아주는 SKY 입학만이 인생의 성공은 아니지만 뭐, 좋은 대학에 가면 좋긴 한 거지?


어쨌든 내가 영어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도록 해준, 또 나에게 잠깐의 습관을 심어줬던 그녀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또 새삼 느끼는 건 역시 영어는 꾸준한 엉덩이 힘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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