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작두를 타자.
얼마 전에 좋아하는 형님이 홀인원을 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들도 홀인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 한 번의 샷으로 150미터 내외의 멀리 있는 조그마한 홀컵에 골프공을 넣는 확률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는 3,000분의 1, 아마추어 골퍼는 1만 2,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다들 운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홀인원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오력과 피와 땀이 있었을지 안다면 단순히 운이 좋다고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비단 홀인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정말로 하기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미디어에 나올만한 각 분야의 최고 타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주변에도 끊임없는 노오력으로 크든 작든 뭔가를 성취해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성과를 내고 수십, 수백억 원의 투자를 받거나 상장시킨 사람들도 있고 흙수저로 태어나 온갖 고생을 하고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있다.
사원으로 입사해 각고의 노력 끝에 임원이 된 사람들도 있고 그 어려운걸 자꾸 해내는 태양의 후예 송중기도 있다.
그밖에도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서 작두를 타는 모든 사람들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 자랑 팔불출이지만,
큰 아이가 수줍음이 너무 많아 훈련 차원에서 내보낸 반장 선거에서 덜컥 반장이 되고 6학년 때 전교회장이 되었을 때, 영어도 잘 모르는 작은 아이가 영어로 진행되는 프랑스어 수업에서 나머지 공부를 하다가 나중에 프랑스어 우수상을 받아왔을 때는 기쁨을 넘어 비록 내 자식이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오력을 했는지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게이머도 아닌데 하루 10시간 가까이 게임을 하는 그 어려운걸 해낼때는 짜증이 나기도 한다. ㅎㅎ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운이 7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3할이라는 뜻인데 사람들은 일이 잘 되거나 잘못되었을 때 이런 말을 함으로써 자족하기도 하고 핑계를 대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의 성취를 깍아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운칠기삼이라는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인생에 있어 운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한다.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이에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할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선비를 꾸짖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옥황상제가 강조한 것은 7할의 운이 아니라 3할의 노력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만사 사람의 노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게 많고 운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을 점점 더 인정하게 된다.
세상만사 마음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3할이든 7할이든 오랜 시간 끊임없는 노오력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고 운도 따라준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나를 포함하여 아직도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삼기칠로 생각하고 살아야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어렸을 때 영어사전에 붙여놓고 자주 보던 문구가 하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의 휴게실에도 이 문구가 벽에 붙어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은 '너는 그것을 할 수 없다.'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 일을 버젓이 성취하는 것이다.
- 윌터 베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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