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SEO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Search Engine Optimization의 약자로 검색 엔진 최적화라고 합니다.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웹사이트나 웹페이지에 대한 품질과 양을 개선하는 것을 말합니다.
SEO가 잘 되면 비싸게 돈을 내고 검색광고를 하지 않아도 검색 결과 상위에 나오게 되어 노출이 늘어나고 고객의 유입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SEO가 검색광고만큼 매우 큰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다수의 상장 기업들도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네이버의 점유율이 너무 높고 검색광고가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SEO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최적화를 주제로 하다보니 SEO까지 언급했는데 쓸데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 글에서는 후배 또는 예비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 기러기 아빠 최적화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게 된 지 어언 2년 반.
여전히 외로움과 싸우고 고독사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이라는 게 적응의 동물이라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기러기 아빠의 삶에 대한 얘기들을 일부 다루었지만 이전 글들이 기러기 아빠의 애환이나 넋두리 또는 푸념 같은 내용이었다면 이번에는 감정을 배제하고 아주 담백하게 기러기 아빠로서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요약정리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기러기 아빠 최적화의 1편으로 식사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기러기 아빠가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밥은 먹고 다니냐?'입니다.
무슨 살인의 추억도 아니고 지겨울 만큼 듣게 됩니다.
밥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문제인데 다들 밥만 걱정합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우리는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밥에 대해 걱정을 안 해도 될 만큼 잘 먹고 잘 살아야 합니다.
사실 평일의 식사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안됩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 중에 평일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만약 퇴근 이후 집사람이 차려주는 식사를 꼭 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기러기 아빠의 삶을 시작하지 말길 바랍니다.
고독사 이전에 굶어 죽기 딱 좋습니다.
평일에 대해 조금만 팁만 드리면, 평일에는 가급적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혼자 구워 먹기 힘든 고기나 생선이면 더욱 좋습니다.
특히 생선은 사기도 힘들고 굽기도 힘들고 냄새 빼기는 더욱 힘듭니다.
혼자 생선 구워 먹다가 태우고 온 집에 냄새가 배어 한겨울에 3박 4일 창문을 열어둔 기억이 나네요.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 김치찌개 같은 거 먹지 말고 제육볶음이나 불고기 백반, 생선구이 등을 드세요.
여유가 있는 분들은 복날에만 드시지 말고 가끔 삼계탕을 드시면 좋습니다.
또한 평일에 하루 이틀은 샐러드를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라도 야채와 채소를 좀 먹어줘야 체중도 조절되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주말인데, 시켜먹으면 간단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평일에도 지겨울 만큼 사 먹기 때문에 주말만큼은 집에서 해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시켜먹는 음식은 대체로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너무 비싸고, 많은 식당들이 최소 15,000원 이상 시켜야 배달이 되기 때문에 옵션이 많지 않습니다.
물론 토요일에 2~3인분 시켜놓고 주말 내내 먹는 방법도 있지만 기러기 아빠 초반에 많이 해봤는데 그리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은 해서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입니다.
일단 기러기 아빠가 주말이 되면 최소 네 끼 정도를 해 먹어야 합니다. (골프 등의 약속이 없고 주말 내내 집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귀찮아서 하루 한 끼를 왕창먹고 버텨본 적도 있는 건강에 좋지않아 비추입니다.
아침은 원래 안 먹는 사람이 많고 먹어도 토스트나 빵 쪼가리 먹으면 되겠죠.
참고로 식빵을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때마다 꺼내어 토스트기에 구워먹으면 좋습니다.
네 끼의 구성은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를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 끼 모두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라면 당신의 허리둘레가 34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고혈압의 원인이 됩니다. 건강을 위해 저탄고지를 해야 합니다.
탄수화물 식단으로는 라면을 제외하고 파스타, 칼국수, 각종 볶음밥 등을 추천합니다.
초반에 네 끼 중에서 두 끼를 라면으로 때웠는데 건강에 좋지 않으니 힘들면 한 끼 정도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볶음밥 앞에 각종이라고 한 이유는 김치를 포함하여 냉장고에 있는 어떤 재료든 볶으면 그게 제목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근, 양파, 대파, 스팸 또는 햄, 김치 등을 대충 잘게 썰어서 햇반 2~3개와 볶아놓고 토요일에 한 끼 일요일에 한 끼 먹으면 딱 좋습니다. (참고로 볶음밥은 식어도 먹을만합니다.)
파스타나 칼국수는 생각보다 요리하기 쉬운 음식이니 배워두면 좋습니다. (방법은 유튜브에 널려있죠.)
가끔 손님이 올 때에도 대접하기 좋습니다.
단백질의 경우 사람들이 좀 어려워하는데 가장 심플한 것은 계란, 두부, 닭가슴살, 참치 등입니다.
두부는 된장찌개에 넣어 먹거나 막걸리 한 병 사서 두부김치와 먹으면 좋죠. (아직도 된장찌개조차 못한다면 반성하고 빨리 배우길 바랍니다.)
닭가슴살은 조리가 이미 되어 냉동해서 파는 것을 추천합니다.
냉동생닭가슴살은 해동하고 조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시중에 파는 조리된 닭가슴살이 100g에 1,500원 내외하는데 이것 하나와 계란 후라이 2개를 해서 후추 뿌려 먹으면 한 끼 식사로 훌륭합니다. 굳이 탄수화물과 함께 먹어야겠다면 햇반 1/2 정도 괜찮겠죠. 이건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립니다.
참치는 캔을 미리 여러 개 사두었다가 김치찌개나 볶음밥 등을 할 때 기름까지 활용해서 먹으면 좋습니다.
지방은 역시 고기를 섭취해야 합니다.
위에 얘기한 대로 평일에 충분히 고기를 섭취하면 주말까지 먹을 필요가 없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체력 보강을 위해서라도 고기를 좀 먹어줘야 합니다.
주말에 미친 듯이 삼겹살이 땡길 때가 있는데 이때를 대비해서 400g 정도를 미리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좋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상온에 두었다가 저녁에 구워서 소주 반 병 정도와 먹으면 딱 좋습니다.
아몬드를 한통 사서 하루에 몇 알씩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칼로리도 낮고 식이섬유라서 포만감도 주며 무엇보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건강에 좋습니다.
과일은 코로나 시국으로 술자리가 줄어 유일하게 먹던 과일안주를 못 먹게 되었으니 귀찮더라도 본인이 챙겨야 합니다.
아침에 사과 반쪽 정도 먹으면 건강에 너무 좋고 출출할 때 바나나를 먹으면 노화도 방지하고 포만감이 있습니다. (처음에 사과를 깎을때는 1/3 정도가 날라갔는데 이제는 눈 감고도 깎네요. ㅎㅎ )
토마토도 좋다고 해서 먹어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쉽지 않더군요. 아주 가끔 방울토마토를 사서 맥주 안주로 먹으면 좋습니다.
마치며...
이 밖에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너무 길어져 오늘은 일단 이 정도로 줄이려고 합니다.
쓰다 보니 지나치게 궁상맞고 TMI 같기도 하지만 2년 반의 시행착오로 체득한 내용들이니 초보, 예비 기러기 아빠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들 밥을 제일 걱정해서 식사편부터 정리해봤는데 다른 콘텐츠가 생각나면 또 업데이트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기러기 아빠들이 잘 먹고 잘 사시길 바랍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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