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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Oct 17. 2021

실패로 끝난 메타버스의 시조새들

IBK 중소기업 CEO REPORT 10월호 기고글

 중소기업 CEO REPORT 9월호 기고글

IBK 중소기업 CEO REPORT

중소기업 CEO를 위한 국내 유일의 경제·경영 월간지입니다.


최근 차세대 인터넷을 주도할 새로운 개념으로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된 디지털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실감 콘텐츠를 만드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Hologram)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정부도 한국판 뉴딜 2.0 정책의 핵심 과제로 메타버스와 같은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타버스가 투자를 부추기는 마케팅 용어로 단순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앞선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가 많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1. 세컨드라이프

1) 배경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Linden Lab사는 2003년도에 3D 온라인 가상현실 게임, ‘세컨드 라이프’를 론칭했다.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특정한 시나리오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제2의 삶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다. 사용자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스스로 가상의 아이템(건물, 의복, 자동차, 각종 도구 등)을 3D 오브젝트*로 직접 제작하고, 자유롭게 판매와 교환을 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게임과는 달리 아바타를 이용하여 대리 체험과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했다.


*3D 오프젝트 – 3D 프로그램에서 생성되는 오브젝트를 통칭한다. 오브젝트는 기본적으로 ‘점, 선, 면’을 기준으로 입체를 만들어 렌더링 과정을 통해 실제의 물체와 유사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세컨드 라이프는 론칭 이후 매달 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한국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공식적으로 영어, 독일어, 일본어, 한국어가 지원되었고 특히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고 커뮤니티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많아서 시장성이 더욱 높게 전망되었다. 세컨드 라이프의 사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7년 말 기준으로 1,200백만 명까지 늘어났으나 모바일 환경에 대한 대응 부족과 사용법의 어려움, 너무 방대한 맵 구성으로 인한 높은 진입 장벽, 물건을 사고팔기 힘든 구조 등의 이유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2) 원인 분석

① 모바일 시대에 대한 대응력 부족

2008년 이후에 아이폰의 등장과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세컨드 라이프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습득과 모바일 콘텐츠로의 변화가 필요했지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이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비롯한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결국 세컨드 라이프는 모바일 환경으로의 급속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서비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사용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②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한 사용자 경험

세컨드 라이프는 가상현실에 가장 근접한 게임형 서비스였지만 가상세계에서 느끼고 싶은 생생함과 몰입감 그리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했다.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지 못했고 3D 그래픽을 처리하는 기술이 부족하여 사용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바타나 가상세계의 디테일한 표현이 미흡하고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나 정보도 부족하여 고객들의 사용자 경험을 만족시키기 어려웠다. 


③ 지나친 광고와 불건전한 콘텐츠로 인한 이슈 발생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사용자들 많이 모으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막대한 트래픽으로 광고를 붙여 수익을 발생시키는 반면 세컨드 라이프는 서비스 초반부터 광고를 삽입하여 고객들의 불만을 야기시켰다.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생기기 전에 지나치게 많은 기업들의 광고가 노출되면 사용자들에게 거부감이 생긴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도박, 성매매 등과 같은 불건전하고 불법적인 가상 서비스를 만들어 거래 행위를 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④ 서비스의 동기부여와 성취감 부족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단계별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리워드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비스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때 사용자들의 성취감은 더욱 높아진다. 세컨드 라이프는 그러한 인간의 성장욕구와 성취에 대한 리워드가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 목표나 미션이 없고 만들어지는 콘텐츠도 지극히 심플하고 사소한 것들이 많아서 사용자들의 재방문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실 세계의 지루함을 가상현실에서 해소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 것이다. 




2. 구글 글라스

1) 배경

2012년에 구글이 야심 차게 개발한 구글 글라스는 타임지에서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할 정도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구글 글라스는 스마트폰과 PC 기능을 모두 갖춘 안경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여 눈에 비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안경의 작은 화면에 표시해 주는 혁신적인 디바이스였다. 사용자가 안경을 쓰고 야외에 나가면 날씨를 보여주기도 하고 구글 지도를 통해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보여주었다. 


뉴스, 주식, 메일, 맛집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취합해서 보여주고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바로 촬영하여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구글 글라스는 2014년까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만 소량 공급되었을 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널리 판매되지 않았다. 구글 글라스 프로젝트는 결국 비싼 가격과 기능 부족, 프라이버시 이슈 등으로 잡음이 일다가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015년 1월에 종료하게 되었다. 


2) 원인 분석

① 성능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 설정

구글 글라스는 1,500달러라는 비싼 가격에 비해 기능이 많지 않았고 그마저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특히 작은 디스플레이와 낮은 성능, 유용한 앱의 부족 등이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한 큰 이유가 되었다. 가격은 아이폰이나 고사양의 노트북과 맞먹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② 불편한 사용자 경험

구글 글라스를 착용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구글 글라스가 무겁고 기능 조작이 불편하여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게다가 배터리의 용량 부족으로 구글 글라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서너 시간밖에 되지 않아 자주 충천을 해야만 했다. 또한 안경의 특성상 머리에 오래 쓰다 보니 지속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되어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유해성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었다. 


③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논란

구글 글라스에 장착된 카메라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불이 들어오게 설계하였지만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상태로 촬영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구글 글라스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이슈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결국 도둑촬영의 위험으로 술집, 카지노, 클럽, 병원 등의 공공장소에서 착용 금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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