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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Dec 24. 2020

책을 출간하는 프로세스

일반인이 책을 내는 쉽고 뻔한 방법-2


이번 글에서는 원고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다는 전제로 그 뒤에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서 책이 출간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저의 경험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는데요 저자마다, 출판사마다, 책의 종류나 주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대략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출간 프로세스


1. 출판사 담당자와 예비 작가와의 만남

마치 스타트업 대표가 투자회사 심사역을 만나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누가 먼저 연락을 했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나 흘러가는 양상이 다르기도 합니다. 일단 책을 출간하자는 공동의 목표로 만났고 책의 기획 의도, 콘셉트, 방향, 주요 독자, 출간 스케줄 등을 협의하게 됩니다. 미팅은 최소 두세 차례 이상 진행되면서 디테일한 내용에 대해 조율하게 됩니다.  


2. 출간 계약서 작성

출간 계획이나 방향이 협의가 되면 출판사에서 작가에게 표준 출판 계약서를 보내주고 검토한 후 계약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제가 받은 계약서의 풀네임은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 설정 계약서]였습니다. 여기에는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의 설정과 등록에 관한 사항과 독점적 사용 여부, 원고의 인도와 발행의 기일, 저작자의 책임, 교정의 권한과 협력, 비용의 부담, 출판의 권리, 저작권의 표시, 저작권 사용료의 지급 방식, 계약금, 해외 수출, 파생 상품 출판의 우선권 등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저작권 사용료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세인데 작가의 인지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보 작가의 경우 보통 10% 내외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3. 초고 완성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A4 기준으로 100장을 쓰면 책 한 권 분량이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에세이나 픽션, 또는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는 책의 경우에는 맞는 100페이지 정도를 써도 250페이지에서 300페이지 내외의 책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의 책은 이미지는 많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텍스트 중심이라서 구글 문서 11포인트 기준으로 160페이지 정도를 썼고 책으로 출간되었을 때에는 310페이지 분량이 되었습니다.

 

4. 제목 확정

최초에 작가가 생각하고 쓴 가제를 중심으로 출판사의 기획팀과 마케팅팀 등 여러 명이 모여 고민하고 몇 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저의 경우 최초 가제는 주로 하는 강의 제목처럼 [스타트업 창업 실전 가이드]였는데 출판사와의 협의를 통해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로 변경되었죠. 제목이 직관적이고 책의 내용을 잘 커버하고 있으며 검색에 노출되는 키워드가 많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나 작가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 등의 세부적인 사항의 협의로 서로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많고 딜레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저의 경우에는 출판사 분들이 저보다 훨씬 더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일정 분야는 완전히 믿고 따르기로 했더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좋아해 주셨고요.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 도전할 때에는 자만하지 말고 처음에는 믿을만한 전문가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한 듯합니다.  


5. 저자 PC교 확인

저자가 출판사에 초고를 넘기면 이때부터 출판사가 매우 바빠집니다. 각종 오타와 비문을 잡아내고 불필요한 내용이나 중복된 내용 등을 삭제하기도 합니다. 물론 임의로 수정,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메모를 삽입하여 작가에게 알리고 작가의 의견을 듣고 수정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예비 창업자나 대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최대한 쉽게 쓰려고 고생했는데 책이 가볍다는 댓글이 있어 살짝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출처: 한빛미디어 홈페이지


6. 추천사 요청  전달

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주변 지인 중심으로 추천사를 받게 됩니다. 딱 한 명이 2~3페이지를 쓰는 케이스와 여려 명이 서너 줄씩 짧게 쓰는 케이스가 있는데 저는 추천사를 받고 싶은 분들이 많아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지금도 책이 조금씩이라도 팔리고 있는 건 좋은 분들이 추천사를 잘 써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7. 저자 조판 확인

인쇄 전에 마지막으로 오타, 비문, 제목이나 콘텐츠의 정합성 등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게 됩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던 것이 분명히 여러 명이 수차례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볼 때마다 오타나 이상한 표현이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8. 표지 디자인 결정

출판사에서 디자이너와 함께 고민하여 책의 내용과 잘 맞는 서너 개의 표지 디자인 시안을 작가에게 보내줍니다. 그렇다고 작가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형태로 고민하고 있다고 공유하는 차원입니다. 대체로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은 출판사의 권한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블루 계열을 좋아해서 책 표지도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비슷한 책들이 많기도 했고 이번에도 토 달지 않고 전문가의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현재 책의 표지도 나름 신선하고 괜찮은 듯합니다. 디자인 역시 전문가들에게 믿고 맡기세요.    


9. 저자 최종 확인 및 마감

조판, 추천사, 표지 디자인 등 모든 것이 결정되고 정말 마지막으로 인쇄 직전에 최종 확인을 하게 됩니다. 자식 같은 책을 세상에 내보내는데 뭔가 문제가 있다면 수정할 수 있는 정말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정말로 긴장되고 살 떨리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때만큼은 빠른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출판사 담당자와 작가가 거의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됩니다.   

 

10. 인쇄 및 배포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저자 최종 확인 및 마감이 되면 인쇄소에 파일이 넘겨지고 인쇄 작업이 시작이 됩니다. 인쇄가 시작되고 보통 3~4일 정도면 완성된 책이 출판사에 배달된다고 합니다. PDF 파일이 아니라 실제 종이로 된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의 느낌은 정말 만감이 교차했는데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창피하기도 한 것이 말로 표현하기 이상 야릇한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노션(Notion)으로 관리하던 출간 스케줄



책을 쓰려고 준비하시는 분들께서는 위의 프로세스를 참고하셔서 미리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작가 도서 - 예스24


작가 동영상 강의 - 인프런


작가 콘텐츠 - 퍼블리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으나 개인마다 상황마다 공감의 정도가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사업에도 정답이 없기에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넓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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