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창업을 고민하기 전에 꼭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들

현장에서 오래 지켜본 외식업의 구조

by Junsung Hyun

다들 한 번쯤은 식당 창업을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리를 좋아해서, 음식에 자신이 있어서, 혹은 지금 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져서.

저자 역시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다.

나는 10년 넘게 셰프로 일했고, 그 이후에는 프리랜서로 광고영상들을 제작하다

지금은 외식업 브랜드 기획 일을 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미슐랭 파인다이닝 중심의 커리어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다.


1년 만에 문을 닫은 식당부터 빠르게 성장한 동네 식당, 입지와 상품은 좋지만 정체된 매장,
매출 수십억 규모의 프랜차이즈, 그리고 북미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상권의 레스토랑까지.

사업적으로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식당들을 비교적 고르게 경험해 왔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왜 많은 식당이 비슷한 지점에서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예비 창업자라면 어떤 구조를 먼저 이해하면 좋을지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다.


외식업은 하나의 모델이 아니다

외식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식당’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묶어버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사업 모델들이 같은 이름 아래 존재한다. 소비자 가격대와 접근성 기준으로 보면 대략 이런 구조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이 파는 것도 다르고,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도 다르다.


1. 소비자 가격대 & 접근성 피라미드

1. 파인다이닝 (어려움)

요리사들이 가장 많이 매혹되고 요리사들의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음식과 서비스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외식공간이다.


2. 고급 레스토랑 / 바 / 라운지 (중간)

조금 더 큰 자본이 들어간, 단순히 음식 그 자체보다 서비스, 분위기, 관계 형성을 포함한 경험의 밀도를 판매하는 곳이다.


3. 가맹점 (쉬움)

개인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비를 지불하고 라이선스를 빌려와 장사하는 식당이다. 치킨집, 피자집, 김밥집, 술집, 등등


4. 개인식당 (쉬움)

소상공인,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소규모 식당을 말한다.



대부분 자영업을 하시려는 분들의 문제는 이 차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맛있으면 된다”는 접근으로 같은 시장 안에서 경쟁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각 사업모델의 판매 상품 특징


1. 파인다이닝 (높은 수준의 음식 & 특별한 경험)

2. 고급 레스토랑 / 바 / 라운지 (프리미엄 서비스 & 상류층 관계형성)

3. 가맹점 (가성비 음식)

4. 개인식당 (가성비 음식)


과연 어떤 사업모델이 마진이 가장 많이 남을까?


각각 평균 마진율


1. 파인다이닝 (-5% - 2-3%)

2. 고급 레스토랑 / 바 / 라운지 (15%-30%)

3. 가맹점 (10%-15%)

4. 개인식당 (5%-20%)


겉으로 보면 가격이 높은 파인다이닝이 가장 많이 남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고급 재료, 인건비, 공간 유지 비용, 서비스 인력까지 고려하면 물리적 트래픽만으로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모델이다. 가성비 중심의 식당 역시 가격 경쟁과 원가 압박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비슷한 지점에서 한계를 느낀다.

이제 외식업은 음식으로 승부를 보는 사업이 아니다

외식업 창업을 하는데 음식이나 술 같은 물리적인 제품으로 경쟁을 하면 매출은 한계가 있다.


음식이나 술 같은 상품은 둘 중에 하나다.

1. 더 싼값에 맛있게 만들거나 (가성비)

2. 퀄리티를 극상으로 올리고 비싸고 소비자경험까지 충족시키거나 (프리미엄)


결국 둘 다 마진이 충분히 남을 수가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개인 식당과 가맹점은 가성비 음식, 즉 더 맛있고 값싸게 파는 게 전략인 사업모델이다. 파인다이닝은 음식 퀄리티 및 소비자 경험까지 극대화함으로 인해서 초기투자비용 그리고 유지비가 물리적인 트래픽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사업모델이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힘든 거고 미슐랭 셰프들도 대부분 책 출간 및 퍼스널 브랜딩으로 방송 및 미디어활동으로 수익을 부가적으로 창출한다.



바와 라운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이유

여기서 중요한 건 “바나 라운지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 모델이 가지는 구조적인 특징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물리적인 음식 완성도에 모든 자원을 쏟지 않는다. 대신

누가 이 공간을 사용하는지

어떤 관계가 만들어지는지

어떤 분위기와 맥락이 형성되는지

즉, 공간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집중한다. 같은 술 한 잔이라도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마시느냐에 따라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은 달라진다. 쉽게 말하면, 한 달 수익이 150만 원인 아르바이트생이 주 고객인 치킨집 같은 공간과, 비즈니스 미팅, 기업 이벤트 등등 사업얘기가 오고 가고 특별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젊은 남녀가 가득 찬 공간이 창출해 내는 가치는 차원이 다르다. 외식업에서 상대적으로 마진이 남는 구조는 대부분 이 지점에서 갈린다.


예비 외식업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

그래서 나는 아직 식당을 열지 않았고, 현재 어떤 물리적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순서의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당은 상권이 한정된 사업이다. 초기 자본 대비 큰 리턴을 만들기에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에서 먼저 브랜딩과 마케팅을 경험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보는 과정을 선택했다. 그 과정이 있어야 공간 가치를 이해할 수 있고, 나중에 물리적인 브랜드를 만들 때도 선택지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이 글은 식당 창업을 말리기 위한 글이 아니다. 다만, 외식업을 음식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어떤 가치를, 어떤 구조로 파는 사업인지 한 번쯤은 분리해서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브랜딩과 마케팅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판단은 결국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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