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창업 할 때 알아두면 좋은 지식
본 저자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거주하고 있다. 10대는 싱가포르에서 보냈으며, 고등학교부터 지금까지는 쭉 토론토에서 살고 있다.
토론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존재하는 도시인데,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안 오는 독자들을 위해 알려주자면
토론토 인구의 50% 이상이 이민자 약 197만 명
190개 이상 언어가 쓰이는 도시
250개 이상 인종이 섞여 사는 도시
현재 한국에서 외국인 비율이 2.45%인걸 감안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것이다.
이런 도시에서 저자는 외식업 전문 광고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동시에 중견기업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근무하고 있고, 현재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35명의 셰프들도 각각 다른 20개국 나라에서 왔고 혼혈인종도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요점은 이런 도시에서는 장르와 상관없이 외식창업을 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려면, 말로만 전 세계가 아닌 진짜 문자 그대로의 전 세계 인종을 타깃으로 사업계획을 해야 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화, 종교 그리고 인종이 마케팅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 역할을 한다.
최근 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BBQ, 네네치킨 같은 한국계 프랜차이즈 기업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고, 개인 매장부터 중견 규모의 한국 F&B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미국, 캐나다를 모두 거쳐본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해 보고 느낀 해외에서 스테디셀러로 인기 있는 한국음식 아이템 4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전통 한식뿐 아니라 한국에서 개량된 음식도 포함이니 참고 바란다
매장스타일: 테이크아웃
해외에서 영업 중인 대표적인 브랜드:
명랑핫도그 Myungrang Hotdog
청춘쌀핫도그 Chungchun Rice Dog
투핸즈핫도그 Two Hands Corn Dog
크런치즈 CrunCheese
해외시장에서 한국식 핫도그는 크게 2가지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동남아의 한류인기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 시장
미국식 콘도그의 한국식 변형이 신기한 백인 시장
아시아 시장에서 핫도그가 매력적인 상품인 이유는 K-먹방, K-드라마, 그리고 K-길거리 음식 같은 콘텐츠가 릴스, 틱톡, 유튜브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바이럴이 되기 시작한 계기가 크다고 봤다. 해외 나와서 살다 보면 동남아 한류인기는 상상을 초월하고 어쩔 때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시로 저자가 싱가포르에서 공립학교를 다닐 때, 저자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교생 모두가 나의 이름, 얼굴, 반을 알고 있을 정도였다.
백인들에게 콘도그는 마치 한국의 길거리 떡볶이 같은 존재다. 어린 시절의 기억, 가족들과 함께 보내던 시간을 추억하게 만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문화적으로 초중고등학고 체육시합, 경기 같은 곳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음식이 바로 콘도그다. 그런 음식이 한국식으로 재해석돼서 바삭하고 촉촉한 반죽, 두툼한 소시지, 그리고 감자, 라면 같은 재료들을 겉에 붙여서 튀겨낸 콘도그는 그들에게 문화충격 그 자체로 다가온 것이다. 그중에서 어떤 거는 소시지가 아니고 치즈가 쭉 늘어나는데, 그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던 한 백인 친구의 표정이 잊히질 않는다.
한국식 핫도그는 인종과 문화를 불문하고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템 중에 하나이며, 한류가 지속되는 이상 계속해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장스타일: 식당
해외에서 영업 중인 대표적인 브랜드: 개인매장 위주
감자탕은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식 중 하나이다. 거기다가 감자탕은 해외창업에 가장 중요한 타깃층의 TOP 1 인기 음식인데, 바로 중국인 시장이다
양념, 국물, 우거지, 뼈고기, 감자, 들깨, 밥 조합은 백인, 흑인들에게는 상당히 낯선 조합이고, 맛도 문화적으로 그리 익숙한 맛은 아니다. 그리고 뼈고기보다 순살을 더 선호하는 북미 사회에서 감자탕이 대량의 현지인의 관심을 끌기는 부족한 아이템이다.
그렇지만 현지 시장을 다 무시하고도 감자탕이 북미 K-푸드 황태자 자리를 꽉 잡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중국인 시장 때문이다. 이 이유 때문에 감자탕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고? 싶기도 하겠지만, 중국 SNS도 워낙 폐쇄적인 데에다 영어권 SNS와 정보교류가 안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이기도 하다. 특히 북미에서는 중국인 시장이 생각보다 너무 크기 때문에 중국인 시장만 잘 타깃해도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대표적으로 토론토에 Go Place라는 찜질방이 있는데 중국인 시장을 타깃 해서 럭셔리 스파 브랜딩으로 인당 $71.95 (한화 약 72,000원)에 책정해서 대박이 난 찜질방이 있다.
www.goplace.com
중국음식은 딱 한 음식으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있고, 지역특색도 엄청나게 다르고, 식습관, 문화, 조리방식 등등 모든 게 한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별 편차가 심한 게 바로 중국음식이다. 거기다가 미국, 캐나다 같은 나라로 퍼져나가 차이나타운에서 발전되어 온 중국음식들은 또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특색이 다른 음식으로 가득하다.
이렇게 차이가 크고 특색이 다양한 중국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조합이 바로 감자탕 조합이다. 잘 보면 감자탕 안에는 의도치 않게 중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다.
매운 양념
고기육수
고깃기름
뼈고기
야채
감자
들깨
밥
실제로 주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감자탕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이 부드러운 뼈고기와 너무 맵지 않은 얼큰한 국물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냥 고기도 아니고 뼈가 붙어있는 고기가 감자탕의 셀링포인트인 셈이다.
저자가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면, 한국에서 높이 쌓아 올린 산더미감자탕 같은 소셜미디어 바이럴요소와 잘 결합될 만한 아이템은 현지에서 한국인, 중국인 시장에서 대박을 칠 아이템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실제로 토론토에 산더미 랍스터 튀김 콘셉트 매장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많다)
매장스타일: 식당, 술집
해외에서 영업 중인 대표적인 브랜드
BBQ 치킨
네네치킨
교촌치킨
페리카나 치킨
BHC 치킨
본촌치킨 (미국 브랜드)
치킨이야말로 해외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높여준 효자상품이다. 후라이드치킨이라는 요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조리방식과 레시피의 차이만 있을 뿐, 닭을 반죽해서 기름에 튀긴 요리는 특히 미주권에서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K-치킨이 처음 해외에 정착하는 데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정착했다고 볼 수 있다.
북미 시장에서 한국 치킨 타겟층은 분포도가 생각보다 아주 넓게 형성되어 있다.
백인 시장
흑인 시장
중국인 시장
동남아 시장
한인 시장
북미 시장에서 한국식 치킨의 매력은 기존의 후라이드치킨과 차별화된 독특한 맛과 텍스처다. 일반적으로 백인들이 즐겨 먹는 미국식 프라이드치킨은 두꺼운 튀김옷과 짭짤한 맛이 주를 이루는 반면, 한국식 치킨은 소스의 다양성과 쫄깃함, 그리고 더 얇고 바삭한 튀김옷이 특징이다. 특히 간장치킨, 양념치킨, 뿌링클 치킨 같은 한국 특유의 맛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며, 한국 치킨을 '더 고급스럽고 독창적인 치킨'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게다가 "치맥" (치킨과 맥주) 문화가 K-드라마와 K-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치킨을 맥주와 함께 즐기는 한국식 식사 스타일은 백인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실제로 토론토에서 BBQ치킨, 교촌치킨과 같은 한국 치킨 브랜드는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북미 시장에 완전히 적응하고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BBQ치킨 같은 경우는 가맹점을 엄청나게 늘리고 있는 것에 비해 현지 인기가 비례적으로 올라가고 있지는 않다. 저자가 분석한 그 이유는 바로 메뉴구성 때문인데, 그 부분은 치킨을 소비하는 문화를 현지인 입장에서 분석하는 노력이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치킨을 한국처럼 한 마리 단위로 먹지 않는다.
북미에서는 평균 15호(적어도 12호 이상 크기) 사이즈 치킨을 피스(Piece) 단위로 먹는 게 보편적이고, Popeyes, Church's Chicken, KFC, Jollibee 같은 체인들을 봤을 때, 혼밥을 하는 손님이 주문하기 부담스럽지 않게 피스 단위로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인들 입장에서 한국 치킨을 접할 때, BBQ치킨을 기준으로 제일 저렴한 메뉴가 $24짜리 후라이드 치킨 반 마리인데 피스 수로 따지면(손질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8피스가 나온다. 1인 남성이 Popeyes에서 2-3피스 치킨을 $10-$13 사이로 먹을 수 있는 걸 감안하면 BBQ가 부담스러운 사이즈, 가격인 건 확실하다. 물론 한국의 치킨 소비 스타일까지 전파하려고 한 의도일 수 있지만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한국 치킨 브랜드들이 단순히 메뉴구성만 바꿔도 충분히 Popeyes, Church's Chicken, Jolibee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반 마리(8피스)가 $24인데 2피스 메뉴를 $10-$12에 판매하면 현지인들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질 것이고, 항목당 마진율도 올릴 수 있다.
매장스타일: 식당, 무한리필
해외에서 영업 중인 대표적인 브랜드: 독립 브랜드 위주
한국의 '구워 먹는 고기 문화'는 해외에서도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삼겹살은 해외에서 고깃집이라는 특정 레스토랑 장르를 형성할 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백인 시장
한국식 BBQ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하나의 체험으로 자리 잡았다.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재미와 신선한 채소, 밑반찬이 함께 제공되는 방식은 서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다.
중국인 시장
중국 시장에서는 삼겹살과 곱창 같은 메뉴가 특히 인기가 높다. 중국에서도 고기를 구워 먹는 전통이 있지만, 한국식의 다양한 양념과 디핑 소스는 그들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가족 단위나 대규모 모임 문화가 강한 중국인들에게 한국 BBQ는 함께 어울리며 먹을 수 있는 최적의 음식이다.
흑인 시장
한국식 갈비, 특히 LA 갈비는 흑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달콤하고 짭짤한 양념이 고기의 풍미를 더해주며, 흑인들이 즐겨 먹는 바비큐 스타일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요즘 전 세계 외식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테이블 바비큐(Table BBQ), 즉 식탁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다. 이 독특한 외식 경험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요리와 식사를 동시에 즐기는 ‘체험형 외식’으로 자리 잡으며 세계 각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한국식 바비큐는 이 문화의 중심에 있지만, 여전히 해외 외식 시장 전반에서는 ‘Korean’보다는 ‘Japanese’ 브랜드 이미지가 더 보편적이고, 프리미엄 하며, 신뢰도가 높은 인식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브랜드 인식의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창업 자본을 보유한 중국인 투자자들이 북미 시장에서 일본식 테이블 바비큐 콘셉트의 식당을 대거 오픈하며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식 식문화 + 일본식 브랜딩 + 중국 자본"이라는 독특한 조합이 형성되었고, 이는 토론토, 싱가포르처럼 다문화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일부 글로벌 도시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로운 외식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 음식이 더 이상 낯설고 생소한 음식이 아니라,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핫도그, 감자탕, 치킨, 고기, —이 네 가지 아이템은 각각의 방식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과 문화적 호기심을 사로잡고 있으며, 한식이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적응하고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뉴욕, LA, 토론토, 싱가포르, 두바이, 상하이처럼 다문화와 다인종이 공존하는 도시에서는, 단순히 ‘한국 음식’을 파는 것을 넘어 현지의 문화, 인종, 종교까지 고려한 정교한 브랜딩 전략과 외식 경험 설계가 필요하다. 이제 한식의 세계화는 단순히 K-드라마, K-팝을 타고 퍼지는 '트렌드'가 아닌, 지속 가능하고 구조화된 외식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한국의 외식업 창업자들은 한식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국 음식의 강점은 그 고유한 맛뿐 아니라, 문화를 담고 있는 방식 그 자체에 있다. 그 문화적 깊이를 이해하고, 현지에 맞게 재해석하고 전달할 수 있는 젊은 외식업자들이 앞으로 한식 세계화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고, 본 저자도 한인 외식인으로서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