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하며 계속 들었던 질문
난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이런 의문을 품고 있었다.
"무언가 잘하는 것과 유명해지고 돈을 잘 버는 것은 왜 관련이 없을까?"
현장에서 실력이 뛰어난 선배들이나,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봐도 그 능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생활이 빠듯한 경우가 많았다. 우리 셰프님도 경력, 실력, 말솜씨까지 부족함이 없었는데 TV에 나오는 셰프들처럼 알려지거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건 그냥 다른 문제구나’, ‘각자의 운이 있겠지’라고 스스로 정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셰프로 일하고, 마케팅과 컨설팅 일을 병행하고, 직접 사업을 운영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고, 반대로 그렇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분명히 존재했다는 걸 현장에서 계속 보게 됐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내가 관찰하고 정리한 생각들이다.
외식업에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레스토랑 피라미드’ 같은 개념이다.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오랜 시간 현장에서 수련을 하고, 결국 자영업 형태의 식당 창업을 선택한다. 자본과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다. 그 결과는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실패를 겪고, 어떤 사람은 겨우 유지하고, 아주 일부만이 안정적인 성공을 만든다.
그렇다면 요리사가 이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내가 현장에서 느낀 건 단순했다. 요리 경력이나 실력만으로는 사업의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력이 짧아도 안정적인 외식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요리 외의 영역을 다루고 있었다.
자본화 기술이란 매출, 즉 돈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1. 마케팅
2. 영업
3. 카피라이팅
4. 협상
5. 콘텐츠 제작
6. 대중연설
7. 컨설팅
결국 자영업은 오너가 자본화 기술들을 얼마나 수련하느냐 에서 갈린다.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만큼은 직접 이해하고 다룰 수 있어야 선택지가 생긴다는 걸 느꼈다. 이 기술들을 접하게 되면 식당 창업뿐 아니라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 모델도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셰프로 일하면서 취미로 하던 영상 작업을 살려 레스토랑 마케팅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다 보니 단순 홍보를 넘어 매출 구조와 운영 자체를 바꾸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1인 컨설팅 형태의 일을 하게 됐다. 마케팅, 영업, 협상, 콘텐츠 제작. 이 모든 것들이 따로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그리고 있다.
1. 셰프들을 위한 퍼스널 브랜딩 교육사업
2. 1인 기업으로 매 달 5개 스타트업 레스토랑 컨설팅 진행
3. 1,2번을 기반으로 외식업 투자자 유치, 규모 있는 자본으로 레스토랑 그룹 설립
나는 식당보다 온라인 플랫폼을 먼저 키우는 선택을 했다. 온라인은 상대적으로 자본 부담이 적고, 시장의 크기도 훨씬 크다. 반면 식당은 초기 비용이 크고 수익률도 높지 않은 구조다. 온라인에서 충분한 자산과 경험을 쌓은 뒤 그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들어가는 것이 나에게는 더 합리적으로 보였다.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선택한 방식이고, 그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요리를 잘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걸 현장에서 계속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요리를 하면서도 주방 밖을 함께 바라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지금 당장 다른 선택을 하길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왜 이렇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한 번쯤은 가져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 질문에서 지금의 방향이 시작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