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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르르 Dec 17. 2022

최근에 한 거짓말은 무엇인가요?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넌 용감하고 씩씩한 어린이니까!"


또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니 사실과 조금 다른 저의 바람을 이야기했습니다. 매일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오늘도 저는 거짓말을 합니다.


피는 거짓말 하지 않지요. 물보다 진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요. 아이는 저를 닮아 겁이 많습니다. 눈치도 빠르고요. 덕분에 눈물도 많습니다. 툭하면 감수성이 폭발합니다. 그래서 가끔 아이에게 말하기가 겁날 때도 있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되뇝니다.

"무슨 말을 못 하겠네~"

어머나. 이런. 맙소사. 어쩌지요!

30년 전 부모님이 저에게 했던 말이 지금 제 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님은 저에게 거짓말하지 않으셨습니다. 진실된 두 분이십니다. 저의 단점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단호히 그 부분은 고치라고 말씀해주시는 냉철한 분이셨습니다. 어린 맘에 속상했지요. 대답보다 눈물이 먼저 나더라고요. 부모에게 사랑받고 무엇이든 이쁨 받고 싶은 본능이 작동한 것이죠. 부모님은 칭찬에 인색한.. 아니 거짓말에 인색한 분이셨습니다. '진실'에 진심인 분들이십니다. 저는 부모님과 달리 거짓말을 종종합니다.


오늘도 딸아이는 새벽부터 감수성이 폭발합니다. 되지 않는 영어 발음 때문에 또 울적해졌나 봅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입은 삐죽거립니다. 아.. 아.. 아 안 돼!

"울지 마! 넌 용감하고 씩씩한 어린이니까!"

오늘도 거짓말을 합니다. 아니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정말 용감하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이 찾아올텐데 고작 마음데로 되지 않는 일에 의기 소침해 있으면 안되니까요. 매번 되뇌입니다.

아이에게 되뇌이다보니 스스로에게도 전염이 된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용감하고 씩씩한 어른이 되길 바라는 제 마음인것 같습니다.

"이겨내! 넌 용감하고 씩씩한 어. 른.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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