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로에섬의 중심 카스트로
우리나라에 살 때는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았다. 바빴고 돈이 아까웠고 집을 떠나는 게 싫었다. 칠레에 와서는 여행을 자주 많이 다니고 있다. 지금 우리처럼 국외 유학을 왔거나 아니면 해외생활을 경험한 지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여행이 남는 거야!"
유난히 팔랑거리는 귀를 갖고 있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잘 구하고 잘 듣는 편이다. 나는 여행이 어디에 좋은지 뭐가 남는지 모른다. 그냥 여기 왔으니까, 다시 올 수 없으니까 여기서 많은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칠레를 비롯한 남미 여행지를 가보면 지역의 이름을 표지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그것을 보면 꼭 사진을 찍어야 될 것 같다. 줄을 서서라도 꼭 찍는다. 한국도 이런 표지판이 있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안 다녀봐서. 나는 지역명 표지판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
칠로에섬은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표적인 지역이 카스트로다. 칠로에섬의 중심에 있고 가장 번화하다. 칠로에섬으로 들어올 때 자동차에 기름이 없어서 난감했다. 주유소를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는데 카스트로 지역에 와서야 찾을 수 있었다.
카스트로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교회다. 목재 건물로 된 교회들이 아주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교회 투어만 해도 며칠을 걸린다고 한다. 나는 제일 유명한 교회 앞에 가서 사진을 찍고 교회 안에 들어가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이 여행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칠로에섬에 가면 꼭 봐야 된다는 수상가옥(팔라피토)도 보고 기념품 가게에도 들어가 보았다. 기념품이 거의 다 비슷하다.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특징을 담은 마그넷을 꼭 하나씩 산다.
여행기가 너무 길어졌다. 이제 하나 남았다. 산티아고로 돌아오는 길에 칠레에서 제일 큰 폭포가 있다고 하여 지나칠 수 없었다. 지루해도 참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