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행지 Salto del laja
이제 마지막이다. 처음에 여행기를 쓸 때는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짧게 짧게 끊어지는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 긴 글을 쓰지 않는다. 쓰지 못한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귀찮았다.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록의 소중함을 몰랐다. 칠레에 와서 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여행기를 썼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브런치에 올리는 내 글은 굳이 분류하자면 에세이다. 다른 형식의 글도 써보고 싶었다. 책 리뷰도 쓰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책 리뷰를 쓰면 책을 더 제대로 읽지 않을까.
마지막 여행지는 칠레에서 제일 큰 폭포인 Salto del laja다. 자주 들어가는 남미 관련 카페에 산티아고로 돌아오면서 볼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해 질문을 올렸다. 고맙게도 칠레에서 생활하신 분이 알려준 장소다. 칠레에서 제일 큰 폭포면 이과수보다 좀 작지 않을까. 나는 기대했다.
이과수보다 아주 아주 작았다. 미니 폭포다. 아직 이과수를 가보지 못한 나는 이과수를 대체할 폭포를 찾고 있었나 보다. 살짝 실망했다. 여름은 칠레의 건기라서 물의 양이 많지도 않았다. 산티아고로 가는 고속도로 주변에 있어서 잠깐 들르기 좋은 장소다. 입장료도 없다. 아침 일찍 가서 그랬는지 주차비를 받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칠레는 어디든 입장료, 주차비 칼 같이 받는다)
남편과 차로 돌아오면서 "역시 칠레의 스케일이란!" 하며 웃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모두 가본 나는 어딜 가든 두 나라를 비교한다. 물가, 경치, 사람, 음식 등등. 칠레는 풍경이 아기자기하고 아르헨티나는 광활하다. 아르헨티나의 경치를 보고 온 나는 칠레의 귀여운 폭포를 보고 웃을 수밖에.
이대로 끝내기 아쉬워서 칠로에섬에서 찍었던 사진 중 올리지 못해 아쉬웠던 사진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지루한 '남의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었어요.
SaSalto del lajalto del lajaSalto del la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