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로에섬 즐기기
칠로에섬은 마지막 여행지다. 원래는 2박 3일만 머물 예정이었는데 예상보다 섬이 커서 관광을 더 해보고 싶었다. 하루를 더 머무르기로 했다. 2박 3일은 카바냐(통나무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서 지냈다. 마지막 날은 섬의 중심지로 옮겨서 호텔에 숙박했다. 호텔 조식이 그리웠다.
우리가 묵었던 카바냐는 참 깨끗하고 주변 경치가 좋았다. 카바냐는 깨끗하지 않을 것 같다는 내 편견을 깨 주었다. 나는 그곳에서 열심히 밥을 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 다음 날 오후에 돌고래와 펭귄을 보는 투어를 예약했다. 다음 날 아침에 여유롭게 밥을 먹고 숙소 주변을 산책하려고 했다. 전날 운전을 많이 했던 남편을 쉬게 해주고 싶었다. 남편은 여행 중 이런 여유로운 순간을 참지 못한다. 또 열심히 검색하더니 어디론가 가자고 했다. 그곳은 내가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검색해 보고 너무 멀어서 패스한 곳이었다.
남편이 무언가를 하자고 할 때는 그냥 따라주는 것이 가정의 평화에 도움이 된다. 나는 오후 투어 예약 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이 되었지만 아무 말 없이 따라나섰다. 남편이 숙소에서 무료한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아깝잖아!"라고 말하면 나는 여행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사람이 되니까. 무엇이든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남편의 성격을 아니까.
Muelle de las Almas(무에예 데 라스 알마스)
남편을 따라 이곳으로 왔다. 남편은 이곳이 유명하고 숙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는 것 말고는 아는 정보가 없었다. 차에서 내려 간단하게 사진만 찍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남편의 바람과는 달리 이곳은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려서 주차장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야 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다 짜증이 폭발했다. 특히 나는 오후 투어 시간에 가지 못할까 봐 몹시 초조했다.
투어 예약 시간에 맞추기도 빠듯한데 앞에 있던 관광객들이 사진을 오래 찍는 바람에 화가 더 폭발했다.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갈까 했지만 남편이 꼭 찍고 싶다고 나를 설득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사진을 포기할 순 없지. 다른 관광객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여 인생샷을 건졌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화만 내다 갈 뻔했다.
여기서 팁!
나는 관광지를 갈 때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장소를 결정하고 구글 지도에서 검색을 다시 하여 리뷰와 별점을 살펴본다. 리뷰에 좋은 정보가 많다. 입장료가 있다. 예약이 필수다. 많이 걸어야 한다. 표지판이 없다 등등.
시간이 없어 점심을 거르고 오후 투어 장소로 향했다. 운전하는 내내 남편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다행히 투어 장소 근처에 편의점이 있어서 간단하게 엠빠나다로 끼니를 해결했다.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지 않으면 나와 남편에게 큰 재앙이 일어난다. 오후에는 돌고래와 약간의 펭귄이 아이들을 위로해 주었다.
다음 날은 칠로에섬의 중심인 카스트로 지역으로 호텔을 옮겨서 관광을 하기로 했다. 수상가옥, 교회도 보고 기념품 가게도 갈 것이다. 즉석국에 밥을 말아먹고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