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오소르노 화산 오르기
남편이 새벽부터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열심히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검색했다. 내가 확실한 일정을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여서 답답했던 모양이다. 남편은 원래 여행 계획만큼은 나에게 확실히 맡기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원래는 푸에르토 몬트에서 칠로에섬으로 바로 갈 계획이었다. 칠로에섬에서 나오는 길에 화산을 보려고 했다. 남편의 새벽 검색 덕분에 아침 일찍 화산을 보고 칠로에섬으로 가는 것이 일정상 더 효율적임을 알게 되었다. 이전 여행지였던 칠레의 푸콘에 비야리카 화산이 있었는데 멀리서만 보고 트래킹은 위험할 것 같아 하지 않았다. 남편은 화산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오소르노 화산은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며 아침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늘 '한정판 믿음직스러운 남편'을 따라 오소르노 화산에 갔다. 비야리카 화산 트래킹처럼 위험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스키장 리프트 같은 것을 타고 올라가서 좀 걷다 구경하고 내려오면 되는 거였다. 화산을 직접 오르다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침에 푸에르토 몬트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사 온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칠로에섬을 향해 출발했다. 배를 타는 곳까지 차로 2시간이 걸렸고 배로 칠로에섬까지 30분, 칠로에섬에 들어가서 숙소까지 2시간이 걸렸다. 칠로에섬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면적이 제주도의 4.5배 가까이 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제주도보다 큰 이 섬은 나에게 무엇을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