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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남부 자동차 여행기(8)

바릴로체를 떠나 칠레로, 또 보자. 아르헨티나!

내가 좋아하는 여행은 이것이다. 갔던 곳을 또 가는 것. 아침에 갔던 경치 좋은 장소에 낮에도 가고 밤에도 가보는 것. 그 도시를 제대로 느끼는 것. 투어를 하지 않아도 체험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여기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것. 호텔에서 늘어지게 있는 것. 무작정 그 도시를 걸어보는 것.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불안한 마음을 안고 출발했다가 오길 잘했다고 마무리하는 것. 나에게 여행은 늘 그랬다. '가도 될까?'에서 '다녀오니 좋다!'로 끝났다.


바릴로체의 여정까지 여행의 절반이 지나갔다. 다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릴로체를 떠나 칠레 푸에르토 몬트로 출발했다. 칠레에서의 국경심사는 좀 까다로웠다. 가지고 오면 안 되는 물건들이 있는지 국경사무소 직원들이 가방 안의 짐들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푸에르토 몬트는 칠로에 섬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별로 없다. 그냥 교통의 중심지다. 파타고니아를 갈 때도 이곳을 거쳐서 간다고 한다. 트립 어드바이저에 검색해 본 결과 갈 곳은 두 곳이다. 아르마스 광장에 가서 연인 조각상을 보고 앙헬모 시장에 가서 쿠란토를 먹어보는 것. 연인 조각상은 보았고 앙헬모 시장은 갔지만 음식은 먹지 않았다. 위생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 먹으면 배가 아플 것 같았다. 대신 우리는 충격적인 바다사자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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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는 앙헬모 시장 쓰레기통 옆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심지어 쓰레기통 안에 들어가 살고 있는 바다사자도 있었다. 상인들이 버리는 생선 찌꺼기를 먹고 있었다. 냄새도 나고 무섭기도 해서 얼른 사진만 찍고 앙헬모 시장을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귀여운 바다사자의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했다.


4성급 호텔의 맛있는 조식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 내일은 어디를 가야 할까? 칠로에 섬으로 바로 갈 것인지 다른 곳을 보고 갈 것인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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