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칠레 남부 자동차 여행기(7)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1일 1 스테이크

사진을 올리는데 군침이 돈다. 바릴로체는 3박 4일만 머물 예정이었다. 남편은 이곳에서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지 하루만 더 있자고 했다. 남미 여행 카페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칠레의 푸콘이 작은 마을이라면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는 도시라고. 작은 마을인 푸콘에서 3박 4일을 보냈으니 도시인 바릴로체에서는 당연히 시간을 더 보내야 되지 않을까? 나는 나를 그렇게 설득했다. 합리화했다. 어떤 글에서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아르헨티나는 쉬어가는 곳이라고도 했다. 음식이 맛있고 물가도 저렴하니 그럴만하다.


나도 아르헨티나에 더 있고 싶었다. 푸콘에서처럼 밥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호텔 조식은 그럭저럭 먹을만하고 저녁은 스테이크를 먹으면 되고, 점심은 햄버거만 먹어도 맛있었다. 바릴로체에서의 여행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니 여유가 생겼다. 여행사에 가서 관광 상품을 알아보고 예약했다.


빅토리아 섬

호수에서 배를 타고 빅토리아 섬을 구경했다. 재미가 없었다. 하필 휴일에 가서 사람이 많았고 날씨는 엄청 더웠다.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교통 체증으로 도착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어졌다. 한국 배낭여행객들이 바릴로체에 오면 필수로 여행하는 곳인데 나는 왜 재미가 없지? 남들 가본 곳은 꼭 가봐야 좋은 여행일까? 여행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다.


KakaoTalk_20230221_085420714_02.jpg
KakaoTalk_20230221_085420714_01.jpg
KakaoTalk_20230221_085420714.jpg


샤오샤오 호텔(Llao llao hotel)

난 이곳이 제일 좋았다. 호텔이 이렇게 멋진 곳에 있을 줄이야. 빅토리아 섬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한다. 선착장 바로 앞에 호텔이 있어서 구경할 수 있었다. 호텔 주변의 경치가 훌륭했다. 배 타러 가기 싫었다. 주변을 산책하며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내부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핫초코를 주문해 주었다. 초콜릿 가루 탄 맛이랑은 확실히 다르다고 아이들이 말했다.


KakaoTalk_20230221_085336678_04.jpg
_20230221_09.jpg
20230221_091.jpg


승마 체험

이것은 순전히 남편의 취향이다. 남편은 예전부터 말을 타보고 싶다고 했다. 살아 있는 것을 타보는 게 얼마나 신기한 경험이냐며 나를 설득했다. 남편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남편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놀이기구도 말도 자동차도 타는 것은 다 무섭지만 그냥 타봤다. 뜨거운 햇볕 아래 두 시간을 말을 타고나니 내 얼굴도 목도 손도 다 탔다. 내가 탄 말이 말도 제일 안 들었다. 승마 체험은 점심에 아사도가 나온다. 투어 차량을 타고 가서 운전에 부담이 없는 남편과 와인도 같이 마셨다.


KakaoTalk_20230221_092407720_02.jpg
KakaoTalk_20230221_092407720.jpg
KakaoTalk_20230221_092407720_01.jpg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칠레 남부 자동차 여행기(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