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이 말을 할까
저녁 반찬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사 온 양념 갈비를 구워 아이들과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자 남편이 아이들에게 말한다.
"많이 먹어둬! 한국에 가면 못 먹는다."
칠레에 와서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여행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마다 남편과 나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을 즐겨! 한국에 가면 이런 시간이 없을 거야."
한국에서 바쁘게 지냈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우울해지려다 얼른 마음을 바꾼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고. 나와 남편은 왜 습관적으로 아니 강박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한국에서도 이런 휴가 같은 시간은 있었다. 그 시간들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 쉬면서도 업무 걱정을 했고 일하면서도 집안일을 신경 쓰고 있었다. 나는 늘 마음이 딴 데 가 있었다.
칠레에 와서 한국에서의 생활을 가끔 돌이켜볼 때가 있다. 주로 후회하는 편이다.
'다른 선생님들과 커피도 한 잔씩 하면서 일할 걸.'
'어차피 잘하지도 못할 일이었는데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 걸.'
나는 여기에서 한국에 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미리 걱정하고 있다.
'집은 어떻게 하지? 나는 어느 학교에서 일하게 될까?...'
과거를 후회하고 원망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내 습관이 불안하고 우울한 나를 만든 것 같다.
지금을 즐기라는 말은 나에게 무겁다. 지금을 즐겨야 될 만큼 모든 순간이 행복하지는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순간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는 것 뿐이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도망가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