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에 속지 않기

2023. 5. 17.

날씨는 좋고 기분은 괜찮다. 이번 주는 추울 거라고 했지만 아직 한겨울 추위는 아니라 견딜만하다. 어젯밤에 자면서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꿈을 꿨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나는 이런 꿈을 자주 꾼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소파에 앉았다. 청소를 시작해야 되는데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큰아이가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 콘센트가 꽂혀 있는 드라이기를 보고 짜증이 난다. 방에 가서 누워있고 싶다. 남편의 말 중에 내 기분을 건드렸던 말들이 떠오르고 지나가면서 화가 난다.


'이 기분에 속지 말아야 해!'


가수 아이유가 우울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우울한 기분은 5분 이상 가지 않을 것이니 그것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는 거다. 기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를 하면서도 계속 생각이 지나간다. 부정적인 생각이.


나는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다..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남편이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똑. 남편이 하는 장난이다. 내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계속 문을 살짝 두드린다. 현관문을 열어주러 가면서 내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남편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마음은 이렇게 계속 변한다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나는 순간의 기분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남편이 나를 자극하는 말이라도 했다면 나는 남편과 싸웠을 것이다. 그리고 후회했을 것이다.


남편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 기분에 대해서도. 내 기분을 확인하고 알아주었기 때문에 거기서 빠져나왔다. 오늘도 내 마음을 소중하게 돌보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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