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8.
요즘 둘째가 밉다. 말을 안 듣고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만 골라서 한다. 어제저녁에도 그랬다. 오늘 아침에는 이쁘게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이의 행동이 왜 내 마음에 걸리는 걸까. 나는 왜 참지 못하고 화를 냈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에는 아이에게 화가 났고 나중에는 아이에게 화를 낸 나에게 화가 났다. 또 망했다면서.
내 엄마는 아빠와 가난에 대한 불만으로 자주 우리 남매에게 화풀이를 했다. 나는 남편에 대한 불만은 없고 가난하지도 않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나는 감사함을 잊고 있나.
아이에게 부족한 나를 확인하면 자동적으로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엄마에게 폭언을 듣던 나, 오빠나 언니에게 화를 내던 엄마를 지켜보며 불안에 떨던 내가 보인다. 그런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살았는데. 나도 그렇게 될까 봐 무섭다.
마음은 순식간에 과거, 현재,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아이를 보며 나의 과거가 떠오르고,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 '우리 아이도 나처럼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함께 온다.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든다는데. 정말 그렇구나.
아침에 화를 내고 많이 힘들었던 이유를 알았다. 내 아이가 나중에 커서 내가 엄마를 생각하듯이 나를 생각할까 봐 두려웠던 거다.
과거로 돌아가지 말자. 과거에 돌아갔더라도 그 때 무서워하던 나를 한 번 안아주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자.
미래로 먼저 가지 말자.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테니. 미리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