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9.
어제는 남편과 골프를 쳤다. 그래서 일기를 쓰지 못했다. 쓸 시간은 있었는데 쓸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피곤했다. 글은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볼 힘이 있을 때 써지는 것 같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란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라는 뜻이다.
골프 실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잘 쳤다가 못 쳤다가를 반복하지만 분명 좋아지고 있다. 살면서 열심히 했던 일에 좋은 결과가 나올 때마다 나는 속으로 '당연하지! 열심히 했는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열심히 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골프를 통해서.
나를 상담해 주시는 선생님께서 내가 스승의 날에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하셨다. 선생님은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하셨다. 그것은 선생님에게 닥친 실패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선생님은 상담했던 내담자에게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도 느꼈을 것이다. 그러고는 노력을 다하고 어떠한 결과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까.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크게 실패해 보기 전까지는. 삶 속에서 내가 만난 크고 작은 실패들은 다 내 노력이 부족해서였을까. 이제 그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내가 겪은 수많은 실패 중 그 원인이 노력 부족이었던 것도 있고 운이 나빠서인 것도 있고. 이유는 많다.
앞으로 내 앞에 닥칠 수많은 결과에 대해 '노력 부족'이 아니라고 핑계 대고 싶지 않다. 다만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까.